월전에 갔다. 원래는 메밀곷필무렵에 갔는데 그 사이 폐업을하고 없어졌다.
대신 무슨 절같은게 들어섰는데 우리어머니 또 예민하게 기분이 상했니 어쩌니 하시며 절은 왜들어서냐고 짜증이시다.
사실 나는 메꽃이 그다지 좋진않았다. 맛이 별나게 맛있는거도 아니고 친절한거도 아니고 뭐 잘해주는거도 없고.
아마 어머니는 시누가 예전에 대려가서 맘에 드신게 아닌가 싶다.
어머닌 뭐든지 기분이 중요하니까.
난 오히려 이제부터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겠구나 싶어 좋았다.
덕분에 오랜만에 월전에 가서 장어구이를 먹었다.
실컷먹었다. 이젠 장어도 잘 굽는다. 세월이 가니 실력이 는다.
예전에는 먹는것도 싫고 냄새도 싫고 굽는건 더구나 너무 싫었는데 시부모님덕분에 실려 다니다보니 맛도 알고 이젠 잘 먹을줄도 알고 잘 굽기까지 한다.
끝나고 화장실 가신다기에 어머니 모시고 화장실에 갔다. 앞에서 기다리는데 문득
이제는 내가 남을 위해 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열심히 남챙겨가며 살아도 다 내가 좋아서 한 일이고
이 세상 모든 것이 다 자기 좋으라고 한거지 남을 위해 무얼하겠노하는 생각이 가득했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하지만 문득 화장실 가실때 넘어지시면 어쩌나, 화장실에서 지키고 있고
애들 남편 먹는 속도 보며 내 젓가락 숟가락 속도가 조절되고 내려놓게 되고
뭐 이런 식의 자질구레한 일들이 저절로 내안에서 다른 색깔로 일어난다.
태도는 그대로인거 같은데 이제는 정말 나를 잊어버리고 남을 온전히 생각하는 순간이 잦아드는것같다.
나 편하자는 것도 아니고 양심의 소리도 아니고 그냥 원래 그랬던거같은 어떤거 같다.
화장실앞에서 이런 생각하며 있더랬다.
어제 고등학교 동창회가 있었다.
당연히 아쉽게도 난 못갔다. 재미있었겠다. 동창이 있다는거. 참 행복한 일 아닌가?
사진을 보니 40여명 모였나보다. 귀태도 갔나보던데..
보고 싶다. 애들이 간간이 떠오르고 학창시절의 수많은 에피소드들이 생각난다.
나도 동창이 있구나. 나 누군데 혹시 기억나니? 하고 물어봐도 되는 사람들이 많다.
근데 언제 가서 물어보나..
저녁에 떡볶이 탕수육 만들어주고 김치국밥 끓여먹으며 가족이 수다를 했다.
아이들 어린시절 이야기는 애도 나도 모두 행복하다.
정말 타임머신이 있다면 아이들 어릴적에 가서 한 번 다시 웃고 놀고 싶다.
난 왜 행복하고 감사하고 신났던 기억이거의 대부분일까?
오랜만에 아들 육아일기를 봤는데 지금의 모습과 별로 다를바 없었다.
자상하고 따뜻하고 말잘하고 뽀뽀 많이 해주고..
너무도 자랑스런 아들이었다. 아들이다. 아들이겠지?^^
정말 내가 복이 많다. 아이들과 함께하는동안은 늘 행복모드이도록 좀더 배려하고 마음주고받고 항상 열려있어야겠다.
아이들이 쉬고 추억하고 웃고 편안하게 여기고 가끔은 눈물도 맘껏 흘릴수 있는 그런 장소가 되어야겠다, 엄마니까.
다음주는 모두 시험기간이다. 모두 성심껏 잘 치를기를...
텔레비전에서 이웃사람 영화를 해주었다.
남편이랑 무척 재미있게 본 영화라 애들을 재촉해서 함께 보았다.
애들은 무섭고 긴장되는 마음으로 봤는데 나는 처음에 그런 마음으로 봐서 놓친 장면을 열심히 즐기며 볼 수 있었다.
곳곳에 유머스럽게 장치해논 연기와 연결고리들, 대사들..
마음이 여유로우니 영화도 잘 보인다. 내가 죽인 아이가 일주일재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마지막 자막이 이 영화의 모든걸 뒤집어 놓는다. 처음 영화보고 얼마나 그 마지막 자막에 알수없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었는지... 애들도 그 마지막 자막에 멘붕!!^^
고맙다 다시 볼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대학생들 과제를 읽고 있다.
생각보다 열심히 하고 수준이 높아서 매우 만족한다.
끝까지 점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도 보이고 점수를 떠나서 열심인 애들도 보여서 좋다.
한 녀석은 내 이름도 잊었는지 이미숙교수님이라고 해서 웃었다. 나도 그런적 많은데.. 그래도 레포트쓸때는 신경썼는데..
이런 과제를 내준게 무척 잘한거 같다. 다음에는 좀 힘들더라도 이렇게 이런식으로 계속 수업해서 아이들 실력과 습관형성에 도움이 되고 싶다. 레포트가 재밌다.
엄마캠프할때 엉덩이가 이쁘다는 얘기를 듣고 나서는 소정이 엉덩이가 내 덕이구나 싶어서 소정이 엉덩이를 볼때마다 흐뭇하다.
오늘도 같이 목욕탕에 갔는데 어찌나 오리궁둥이가 이쁘던지 퉁퉁 자주 두들겨 주었다.좋은 것을 물려주는 것은 참 기분좋은거 같다. 내가 장점 투성이라서 내 아이들이 모두 내 장점을 물려받고 완벽하면 좋으련만 하두 내가 허술해서리 그다지 아이들에게서 나의 장점을 가지고 뻐길것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살아주는 내 자슥들. 고마운 일이지. 남편의 장점이 아이들에게도 많이 전해져서 고맙다. 내 마음과 내 삶의 향기가 아이들에게도 베어들테니 지금부터라도 향기로울지어다.
내일새벽부터 바쁜 날이다.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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