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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깐마늘. 큰애막내에게 용돈주다

by joyljs 2013. 12. 10.

화장실 앞에서 어머님 기다리며
문득 이제나이가드니
진정 남을위해 살아가기시작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자식과 남편 먹는 속도 보며
내 젓가락과 숟가락 속도가
조절되는 것이 저절로 된다 
은 모르나 속이 그렇게 느껴진다

12.8

 

12.9

수건 양말 어제삶은 행주
바지 티셔츠 팬티 후드티 잠바
빨래줄에 걸려있는 대표선수들.
그냥순서대로라면
행주 수건양말 수건수건수건수건수건행주행주바지
그 사이사이 양말양말양말양말양말

이런거 가만보고있으면
평화가주렁주렁달리기시작하고
그뒤에 매달려있는 졸음.....
졸음, 평화로운단어로 오늘승급.
집밖은 졸음날씨, 구름뒤덮힌 하얗게흐림.
안나까레니나는 지금손님접대중.
난 졸음졸음하품

 

 

12.10

아들이 시험끝나고 친구와 놀고싶은데 용돈 조금만주세요하는데 돈이 하나도 없다 현금이 없어도 카드로 살 수있어서 별로 어려움이 없었는데 아들녀석 지폐 한 장 인심쓰기엔 카드는 무용지물.
잠자는 큰애에게 가진게 있냐물으니 만원귄 한 장 갖고있단다.
그거 빌려달라기엔 좀 그렇다. 그래서
우짜노, 주고는 싶은데 현금이하나도 없다하니 괜찮아요 다녀오겠습니다한다.
큰애가 일어나 엄마 내가 줬어한다.
어이구 누나노릇했네.
지갑도 가끔 비어야 다른 세상을 만난다.

 

깐마늘을 찧지않고 냉장고에 며칠 두었다.
오늘 찧어서 얼려두려고 꺼내 다듬고있는데 남편이 와서 보고는
껍질을 홀랑 벗겨 두었는데도 싹이 나온다 그쟈~~
한다.
그게 정신이라는 거지
라고 내가 대꾸를 했다
그렇게 대꾸를 하고 나니
내 손 끝에 있는 작고 맨들거리고
이쁘장한 말끔한색의 마늘이
무겁고 크게 느껴졌다....
이 앙증 마늘에도 정신이 있구나
생명의 에너지를 품고있었지..
오만한 내생명력이 고개를 숙이고 겸손해지며
위대한, 말없이 그저 존재하는 생명과 조우했다
이 연결됨을 어찌 표현해야할지..

 

 내일 어머님 생신.
생신상 차리고 싶어 남편에게 이런저런 메뉴얘기하니 엄마 지금 그런거 안좋아한다며 반대 반대다.
그러다 어머니좋아하시는 전복죽으로 합의를 봤다.
전복죽 쑤어드리면 좋아하셨다
남편은 지금 전복 사러 갔다.
사실 전본죽은 우리남편 의 베스트메뉴인데.. 남편이 해준거보다 더 맛있는 전본죽을 난 먹어본 적이없다.
암튼 남편은 전복사러가고
난기다리고있다

 

사온 전복으로 남편이
어머님생신선물 준비한다
남편은 죽을 쑤고
나는 죽슬기다리고..
어~~이게 이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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