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때까지는요
엄마 아빠가 이렇게(손바닥을 펴서 나란히 앞에 둔다) 나란히 자면 애가 생기는 줄 알았어요.
그러다 5학년 수련회 가니까 애들이 야동을 휴대폰으로 보는 거에요.
그때는 그게 그냥 연극인줄 알았어요.
그러다 어느날 엄마와 아빠가 나란히 누워서 잠만 잤다고 제가 태어난건 아니란 걸 알았죠.
저의 순수는 4학년 때까지였던거 같아요.
어쩌다 이런 얘기가..
하면서 막내와 둘 성, 포르노, 야동, 섹스에 대한 대화를 하고 있었다.
엄마 친구가요, 왜 아들 낳으면 고추를 달아놓는지 선생님한테 물으면서
그럼 여자애를 낳으면 수박을 달아놓느냐고 물었더니 선생님이 발음을 정확하게
너희들 왜 이렇게 음란하냐고 하시는데
그 음란이라는 발음이 너무 적나라하고 리얼하게 들리는거에요.
엄마 이런 노래 들어보셨어요? 진짜 웃겨요 하면서 동영상을 폰으로 보여준다.
Dick in the box, Sex on the beach, Like a boss 이런 노래들.
아 이런 노래들도 있었구나..
나는 스무살에 성관계와 부모님과 연결이 되어 차마 부모 보기가 싫어서(그렇다 싫었다) 시집간 친구에게 열흘간 피해가있었다. 거기서 친구의 신혼과 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내가 당혹스러워했던 것들을 해소하고 돌아왔더랬다. 스무살, 지금 생각하니 너무 늦은 나이 아닌가 ..
아들에게 물었다. 엄마 아빠와 섹스라는 단어가 겹쳐짐을 알았을때 너는 어떤 느낌이었느냐고.
그냥 그런건가보다 했는데요, 옆에 있던 딸애도 그런건가보다하는 거지 뭐 그게 이상한가 한다.
우리 아이들은 나와같은 충격없이 이해를 하고 받아들인건가..보다...
그게 왜 새삼 고맙고 다행스럽지.
포르노, 야동을 제대로 본 적이 없는 나는 뭐라 말을 못해주었지만 모텔에서 보는 야한 영상들의 무미건조하고 여성에 대한 사물대하는 행동, 그리고 영화 색계에서 내가 느꼈던 감동과 성행위와 사랑과의 사이에서 오는 차이에 대해 나름 이야기를 하니 아들과 딸은 맞장구친다. 맞아요, 야동에는 사랑과 돌봄이 없어요.
순수는 무얼 알면서 깨지는 것이 아니라 무얼 알면서 제대로 진정으로 알고 헤라릴 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우리 딸 아들과 재미난 이야기하고 재미난 동영상도 보고 어쩌다 우리가 ..하면서 중간 생소함과 난감함을 표현하면서도 있는 속을 모두 드러내 준 우리 아들, 고맙데이.
어제 책에 올릴 글 쓰다가 도저히 생각이 막혀서 쓰다만 체로 교수님과 윤혜한테 오늘은 여기까지 하는 제목으로 보냈더랬다. 글의 진행방향이 맞는지 세 사람이 함께 쓰는 글인데 제대로 가는건지 몰라서 보냈는데 오늘 반응이 무척 좋았다. 어찌나 힘이 되고 위로가 되던지. 그 글 쓰느라 며칠간 머리를 쥐어짜고 짬짬이 고생했는데... 보람이 된다. 좋아해줘서 고마웠다.
낙엽이 캠퍼스 가득 펼쳐있다. 사람들이 낙엽위를 걷는다. 아름다운 단풍 색 위에 걷는 마음은 어떨까?
자동차로 지나는데 어찌나 그 낙엽진 거리가 아까운지. 차를 내려 밟을만도 한데 지나치고 말았다. 아깝다.
이런거 오늘 그 순간만의 선물인데 잘 못받아서 미안하다.
내 보험 약관에 대한 안내 글을 받다가 작년 수술한 것도 보장대상이됨을 알았다.
서류제출해서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다는데 이거 참 기분이 좋네.
마침 운명처럼 안내 글이 배달되다니. 요즘 돈이 없어서 마음이 곤궁할려고 했더랬는데..쿡쿡, 고맙다.
수년전에 올케가 자기 보험하나 들어서 실적좀 도와달라는 바람에 작은걸로 하나 해놓은건데 제법 내용이 좋은 보험같다. 다행이고 고마운 마음이 든다.
안나까레니나 2권이 시작되었다.
오늘은 많이 못읽었다. 비밀을 열심히 보았다. 지성의 눈물이 유독 많은 날이었다. 다음주면 막을 내리는가보다. 이렇게 빨리? 벌써 아쉬움... 이런 일상의 작은 깨알같은 재미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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