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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0131031소정이루즈 집단상담 준영이성숙표정

by joyljs 2013. 11. 1.

 엉뚱이 둘째가 왔다.

엄마 내가 아주 좋은 루즈 샀는데 볼래?(이놈은 보통은 반말, 미안하거나 부탁은 존대말이다)

이거 아주 비싼건데 조금식 퍼서 파레트로 만들어 파는건데

세개는 국산 제품이고 나머지는 외국제품인데 너무 좋아.

엄마도 발라보면 아마 좋아할거야.

내거니까 탐내면 안되

일루와봐 내가 발라줄게

너무 좋아서 미치겠어.

일단 리무버로 엄마 입술을 닦아.

내가 발라줄게. 봐봐 좋지좋지? 이쁘지이쁘지? 탐내면 안되 내꺼니까.

이거 바르고다니면 좋겠지? 무진장 멋있을거 같지안아?

민트색 정말 이쁘지? 블랙도 아주 멋질거같아.

 

혼자서 흥분하며 내 입술에 조금씩 여섯가지 색을 붓으로 색칠한다.

너무 피곤해서 잠깐 잠들었는데 도저히 못일어날 것같은 잠결을 디디고 우리 애들 들어왔나 싶어 일어났더니 일어난 나를, 잠이 덜 깬나를, 얼굴 부어있는 나를 앉혀놓고 입술을 칠하며 이쁘다고 자기꺼 탐내지 말라고.. 이게 뭐야? 싶은데 딸애는 이쁘다고 색깔 멋지다고 난리다.

아이구 저 팡팡 튀는 감수성과 엉뚱한 사물에 대한 시각 조울증인가 싶은 저 흥분도.

어이가 없기도 하고 아이가 하고 재밌어해서 입술을 내 맡기고 음미해본다.

부분 부분 칠해놓으니 이쁜지 안이쁜지 감도 안오는데

딸애는 난리다. 재밌다. 어째 저렇게 사는게 재밌을꼬.. 고맙다.

 

 

 

집단 상담 시간에 아이들이 자기 부모에 대한 이야기를 이야기하며 울기도 하고 고민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부모 흉도 보고 하였다. 그때 한 아이? 대학생이면 뭐라해야하지? 암튼 한 학생이 내 마음을 어디까지 오픈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렇게 깊이까지 오픈 할 줄 몰랐는데 좋았다는 말을 했다. 그말을 들으며 나는 소긍로 어머 이것도 깊은 오픈에 속하나?요즘애들은 그럼 어디까지 마음을 오픈하고 살지? 이런거는 보통 이야기하는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며 가치관이랄까 문화랄까 하는 격차에 가벼운 현기증같은 충격을 받았다. 어쩌면 우리 어릴적 아니면 지금 아줌마로서의 오픈이 요즘 아이들과는 다르고 그만큼 이 아이들은 외롭지않을까 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오픈하고 열고 나누는것 그게 그리 쉽지만은 않은 건가?

하긴 친구들이 나에게 그런 말들을 했었다. 숙아, 너는 어향 속에서 사는거 같다. 다보여.

내가 붕어였나? 암튼 마음을 열고 자기 이야기를 하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만들어가는 아이들에게 고맙다. 박수. 그 아이들에게 축복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아들이 거실에 앉아 있다가 방으로 자기를 데려다 달란다. 이제는 안을수도 없고 업기에도 버겁게 커버린 아들. 버겁다는 내 말에 이번에는 나를 업고 방 침대로 데리고 간다. 제법 엄마를 잘 업는다. 이불 덮어주세요 물 떠다주세요 어리광하며 챙겨주니 그런 엄마가 좋단다. 그리고는 잠든다.

문득 오늘 처음으로 우리 아들 얼굴에서 청소년을 발견했다. 마냥 어린아이 같더만 표정에서 순간 성숙한 이미지가 보였다. 이제 아들이 귀여운 강아지에서 독립하려는가 보다. 이제 한 번 본 이 얼굴로 우리아들은 성숙해가겠지. 도대체 갑자기 나타난 성숙함이 묻어난 얼굴은 어디서 온거지? 순간 마음 속에서 왠지모를 서글픔과 슬픔이 느껴졌다. 이제 진정한 분리를 하려는건가. 천진하고 아기스러운 그 표정을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지난 시절은 흘러가는 물같다. 다시오지않으니 새로운 물을 받아들이고 적응해야한다 축하보다 대견하기보다 문득 툭 떨어진 동백꽃이 스치듯한 슬픔을 느낀 것은 아마도 살붙이와의 개별 이별이 본능적으로 힘들어서 일거다.  마냥 어린아이처럼 내 품에서 나를 자기 세상으로 알고 첨벙대며 놀것같더니, 나는 영영 그 아이의 유일한 세계이고 그아이의 바다일것 같더니 이제 심리적인 독립이 느껴진다. 그 아이의 얼굴에서 이제 소년을 본다. 준영이가 황순원의 소나기를 읽고 있더랬는데 문득 그 소년의 성장이 내 아들에게도 왔다는 시기적 일체감을 느끼며 난 오늘 축하보다는 서운함만 느낄란다.

이제  아들은 내 마음의 놀이터를 떠나 항해를 하고 벌판을 달리고 자신만의 먼 길을 떠나고 자신의 푸른 하늘을 날 것이다. 가만 쳐다본 아들의 얼굴에서 나는 왜 이렇게 많은 것을 보고 마는지.. 잠깐 울란다. 서운하고 내가 외로워서. 이제 나도 몰랐던 이 서운함으로 다시 오늘부터 외롭기. 아들 혼자서도 잘 걸어가라, 사랑한다. 무진장...

 

지민이와 학교에서 같이 왔다. 내 차에 있는 쿠기를 오빠야에게 준다.처음 갸를 봤다. 엄마 인상이 어때? 묻는데 글쎄 언뜻봐서.. 얼굴이 조막만하네. 하니 응 얼굴이 무진장 작다 한다. 오빠야가 좋으니 아니면 조오으니 아니면 조오오오오으니 하고 물으니 응 조오오오치한다. 아 그만큼 좋구나. 좋겠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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