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다. 불과 덥다한 것이 며칠 전인데. 덕분에 단풍이 하루 사이에 담북 들었다.
단풍이 들때면 예전에 살던, 지금은 사리지고 없는 아파트 담벼락의 담쟁이가 생각난다.
그 무엇보다 제일 먼저 단풍 드는 것은 담쟁이였다.
작은 이파리들이 어찌나 빨갛게 물드는지... 담쟁이가 물들면 가을이 익었구나 했더랬다.
지금은 그 자리에 새 아파트가 들어서서 흔적도 없다.
가끔 기억의 흔적들이 남아 있어준다는 것이 고맙다.
그래서 유적지나 유물은 가치가 있는지도 모르겟다.
오랜 세월의 이야기를 담아서 잊혀지지않게 들려주기 때문에.
단풍드는 가로수를 보니 가을의 정취가 물씬 느껴지며 고운 빛깔속에 우리가 살고 있구나 고맙다 했다.
지민이를 학교에 만나서 떡볶이를 먹으러 갔다. 딸애를 다른 곳에서 만나 군것질을 하러 가니 정말 행복했다. 우리 지민이 쑥 커서 이제는 친구가 되어가는 기분이다. 엄마는 어떻게 이런델 알았어요? 신기해요 하면서 떡볶이보다는 내가 그런 곳을 알고 자기를 데려간 것이 신기한가보다. 정겹게 노을질 무렵의 시간을 보냈다. 사랑스런 내 딸 고맙다. 딸아. 이렇게 이쁘게 잘 살아줘서.
낮에 잠깐 시간을 내어 시댁에 들렀다.
밑반찬 드실 만한거 두개 들고 갔더니 삶은 밤에 감 몇 알 주신다.
학교에서 준영이가 밤이 먹고 싶었는데 집에 오니 밤이 있어서 너무 좋았다는 말에 행복한 우연이 있어서 좋았다. 어머니는 내내 우리가 걱정이라며 앓는 소리를 하신다. 어머니, 걱정은 걱정을 불러요, 축복을 해주세요, 애네들 추우면 어쩌나 하고 걱정하지 마시고 애들이 따뜻해야지 하고 축복을 해주세요했다. 그게 부모사랑인가 몰라도 나는 걱정이라는 것이 얼마나 쓸데없는 것인지 본인에게도 그 해당자에게도 얼마나 부정적인지 깊이 느끼는 시간이었다. 정말 걱정하신다는 그 말씀이 싫다. (잘살고 있는데 걱정이라면 잘사는 우리는 뭐지?)그래서 뭐 어쩌라는 건가? 뭐가 개선되는가? 무얼 바꿔줄수 있는건가? 걱정한다고 고마워해야하는가? 오히려 짜증나는데? 그래서 남걱정 자식 걱정은 절대로 해서도 안되고 걱정한들 그게 무슨 인심인양 절대로 생색내듯 표현하지 말것을 결심했다. 그래서 오늘도 또 하나 배웠다.
무진장 피곤하다. 날이 갑자기 추워서 그런가? 얼른 자야지. 근데 오늘 주문한 책이 오늘 배달된다는 데 아직 안왔다. 꼭 하루만에 배달 안해도 되는데 택배아저씨가 늦은 시간 그거 약속 지킨다고 오시는거 아닌가 싶다. 이런 시스템 속에 회사는 어떨란가 모르지만 일자리로 사는 그 사람들 고생은 클거 같다. 좋은 제도와 좋은 대우가 어우러져 벌어지는 서비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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