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바람이 차다.
창문을 닫았다.
창문을 닫으니 소음이 사라졌다.
여름내내 문열어놓고 살아서 밖의 소리에 그러려니 했던거 같다.
작은 움직임이라도 있어야 변화를 안다.
조금만 움직여도 세상이 그것이 다가 아님을 알게되기에 항상 조금씩이라도 움직이고
그리고 내마음도 조금씩 각도를 바꾸어볼 일이다.
창문을 닫고 집안이 조용하다는 것을 느끼며 고요함을 즐기고 있다.
준영이는 제제를 만나느라 정신이 없다. 엄청 기대가 되는가보다.
나는 이렇게 하루를 돌아보고 있다.
희숙이랑 전화했다.
도서관에 계약직으로 취업을 했단다.
이틀 출근했다는..
내가 언젠가 누군가 자기를 좋아한다고 고백했다는 말을 들은 이후 처음으로
희숙이의 목소리톤이 다섯음정도 높아서 계속 울림을 하며 말을 노래한 거 같다.
정말 오랜만에 들은 희숙이의 맑은 하이톤이다.
참좋다. 자신에 대해 자랑스러워하고 일자리가 생긴것을 신기해하며 아이와 남편의 즐거운 반응에 행복해하는 친구의 분위기에 나도 행복하다. 지지배. 그래 쉴때는 그대로 좋고 일할때는 그대로 좋지. 그러니 일하면서 또 맘껏 즐겨봐라.
일얘기는 이제 맘껏 할 수 있겠다. 가끔 전화해서 희숙이의 사회무용담을 실컷 들어줘야겠다. 아, 좋다.
동네를 돌면서 온갖 냄새를 다 맡았다.
내코가 무진장 섬세한가보다.
하수구에서 올라오는 냄새, 음식점을 지날때 그 음식점 전문적인 냄새, 앞에 세아저씨 걸어가는데 계속 뒤에있는 내게 달려오는 술냄새, 윽~ 자동차냄새, 거리의 쾌쾌한 냄새, 그리고 바람과 나무냄새.
어느 가게 앞을 지나는데 도시락냄새가 나서 쳐다보았다. 마른 체구의 피곤한 여자가 도시락을 펴고 저녁을 먹고 있었다.
순간 에구 이렇게 늦은 시간에.. 하는 생각과 혼자 저녁을 먹는 그 섬같은 마음, 그리고 집에 있을 것같은 가족에 대한 생각들이 순식간에 섞여 올라왔다. 이 시간에 한적한 그곳에 내의를 사러 올사람도 없을거 같구만. 일찍 퇴근해도 안되나? 뭐 이런 생각들.
동네를 걸어보니 자동차로 오갈때와 너무도다른 우리 동네를 만난다.
더 사랑할 거 같은 우리 동네다.
오늘 박사 첫수업이있었다. 미국에서 돌아오신 윤교수님과 반갑게 인사했다. 차를 가져오지않으셔서 오는길에 댁까지 모셔드렸다. 그 작은 체구에서 어떻게 그런 에너지가 나오는지.. 대단한 분이시다.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오늘도 이러저러 하게 알차게 보냈다. 기특하다. 히~~ 구름에 가려진 해가 서쪽으로 넘어가기전 구름아래로 형광빛 주황색으로 빛나고 아름다운 노을을 보여준 것이 갑자기 생각난다. 멋졌었다. 오늘 이래저래 감사할일이 넘친 하루였다. 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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