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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스크랩] 20130826아버님생신. 알아내지 못한 죄

by joyljs 2013. 8. 26.

지민이가 피자를 사왔다.

할아버지 생신 케익대신이다.

알바했다고 전에 내게 준 돈에서 5만원을 꺼내 봉투에 담아 할아버지 생신선물로 드리라 했다.

손녀 알바해서 드리는 용돈 받는 것도 추억이 되실까싶어서다.

친정엄마의 지민이 용돈받은 감격기가 생각나서도 그렇다.

할아버지 생신을 축하하며 노래를 부르고 88개의 촛불을 껐다.

초가 많으니 이뻤다.

촛불만큼 삶도 이쁘실것이다.

우리는 알 수 없고 다른 사람은 느낄 수 없으며 아무도 알수도 기억할 수도 없는 것이지만

촛불의 빛만큼 좋았던 일도, 환희에 찼던 일도 많으셨을거고

촛불의 흔들림만큼이나 중간중간에 많이 흔들리고

촛불에 흐르는 촛농만큼 남몰래 우셨을 것이다.

88년의 세월이 어디 거저 오고 가는 것이겠나

저절로 이루어진 세월이겠나.

문득 틀니 빼신 아버님의 합죽이 입모양도 불쑥 나온 배도 하얀 머리칼도 의미있게 보인단.

내게도 저런 노인의 시절이 올까?

그때 흔들리는 촛불만큼 나의 삶도 아름답게 빛날까?

그 날이 올지 안올지 잘모르겠다.

단지 지금까지 나는충분히 가치있고 아름답고 행복했다. 감사한 일이다.

 

아침에 소정이 데려다 주려다 옆 차선의  차가 내 차선을 넘어오려다 내 속도를 보고 넘다 말았다.

그런데 그 차 옆에 버스가 그 차와 부딪힐 정도로 차선을 바꿔 넘어오고 있었다.

옆차선의 차가 경적을 울렸고 버스는 멈칫. 아슬하게 사고를 면했다.

새벽이라 모두들 시원하게 달리는 중에 생긴일이라 쳐다보는 나는 아찔했다.

내 차도 약간 비껴가고 승용차와 버스도 거의 맞닿는 선에서 멈추고..

교통신호를 믿고 차들은 움직인다.

누구나 신호를 지킬것을 믿고 신호에 맞춰 자신을 맡기는것인데

가끔 신호를 무시하는 차들을 만나면 아찔하고 배신감마저 느껴지는 것이다.

항상 차선을 지키고 교통신호를 지키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오늘 다시 감사드린다.

이런 작은 것들이 모두에게 이바지하는 것이니 정신 차리고 조심조심 운전!

 

저녁에 준영이가 삼겹살을 먹자고 했다.

그래서 준비했다. 삼겹살.

둘이 약간의 돼지고기를 구워먹으며 좋아했다.

오랜만에 먹는 것이라 준영이는 행복해했다.

먹고 치우며 법륜스님의 말씀이 생각났다.

이렇게 배고파서 먹는 것도 아니고 어쩔 수 없이 먹는 것도 아니게

다른 생명을 회손해가면서 욕망을 채우는 것이 얼마나 자주 많은지.

그렇게 생명을 파괴하는 죄를 짓고도

자신이 죄를 짓는 줄 모르며 조금이라도 억울한 일 생기면 아무 죄없는데 내가 왜 이런 일을 겪어야하냐는  푸념을 해대니

신은 수많은 죄들을 깎고깎아서 겨우 약간의 불편함을 주거나 바라는 욕구를 안들어주는 것인데도 난리라며.

어찌 인간들이 이렇게 뻔뻔하고 욕심이 많은지 생각하면 저 업을 어쩔까 싶다는...무서운 이야기.

나는 잘 뛰노는 닭도 잡아묵고

잘 노는 물고기도 잡아묵고

돼지랑 소도 잡아묵는

우주적으로는 죄를 많이 짓고 살았으나

이렇게 이쁜 자식도 주시고 남편도 주시고 입을 옷과 머물 집도 주시고 좋은 이웃도 주시고 책을 볼 수 있는 눈도 주시고

하시니 정말 감사하며 살아야하는 게 맞다.

고백성사할 때 이러저러한 죄를 지었고 ..

그밖의 미처 알아내지못한 죄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라고 하는 말의 진의를 이제사 깨닫는다.

우씨 갑자기 왜 눈물이 나려하노..

천주교의 곳곳에 숨어있는 이 진리에 가까이 가게하는 룰들이 발견되어질때마다 전율을느낀다.

이제 자주 이 고백성사문을 떠올리며 더 낮게 납작하게 엎드려 살아야겠다. 성부와성자와 성신의 이름으로 아멘.

 

체불임금에 대해 생각하다 문득 인순이언니가 생각났다.

노무사를 운영했던거 같은데..

언니에게 전화를 했다.

역시 언니다. 시원하고 활기차고..언니 이야기를 듣다보면 삶이 설레어진다.

조언도 구하고

삶의 위로와 축하와 격려와 배움도 얻었다.

여전히 씩씩한 그 목소리.

보고싶다. 정말 무진장 보고 싶다.

고마워요 언니.

출처 : 수다연구소
글쓴이 : Happy재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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