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단다. 일기예보에서.
비가 온다는 말에 설레어봤는가?
설레었다.
비가 온다는 그 말에..
아침에 일어나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니 얼마나 오랜만에 보는 흐린 하늘인가!
그 반가움.
오늘은 날씨가 참 좋구나 하고 말하고는 왠지 어색한 느낌.
멋진 남자를 만나 정말 멋지네요 라고 말을 하고 싶었는데 나도 모르게 저기 지퍼가 열렸어요 하는 느낌.
그런 날씨였다. 오늘.
그리고 기다렸다.
비가 오면 차 한 잔 해야지.
비 오면 좋은 음악도 들어야지.
후두둑 소리가 나면서 굵은 빗방울이 쏟아졌다.
그래 내리는 것이 아니라 쏟아졌다.
와, 신난다.
그런데 잠시후 비가 그쳤다.
다시 오겠지?
그러나 천만의 말씀 . 날씨는 다시 화창모드로 돌아갔다. 그리고 다시 무더운 어느 여름의 낮이 되었다.
비가 온게 꿈같다.
잠깐이나마 설레었던 날씨 이야기.
미용실에 갔다.
오랜만에 염색도 하고 커트도 하고..
어찌나 기분이 개운한지.
담당 미용사는 프로다. 항상 만나도 그의 확신에 찬 가위질과 손님에 맞는 조언을 확신에 차서 말할 때의 그 에너지가 맘에 든다. 다른 사람은 오면 이렇게 해주세요 저렇게 해주세요 하지만 나는 단 한 번도 이렇게 저렇게 주문한 적이 없다. 어시스트가 어떻게 하실거에요?라고 물었을 때 원장님 맘대로요 라고 답했더니 웃는다. 나는 항상 그렇다. 원장님 알아서 해주세요.
그러면 자르고 염색하고 감기고 한다. 처음 만났을 때 내가 머리 손질 못하는 거랑 손놀림도 부족한 거랑 센스도 없고 직업은 남들 앞에 서는 거라는 것을 말한 이후로 나는 항상 그냥 가서 앉아있다. 그리고 대부분 거의 100% 만족한다. 순간적으로 불만스러울 때도 있는데 집에 와서 머리손질하고 또 다른 사람을 만나 평을 듣고나면 그런 마음은 기억에도 안남는다. 항상 나는 그런 미용사와 나같은 고객을 생각하며 나도 누군가의 미용사가 되고 싶어한다. 나는 백프로 믿어주고 나는 만족감을 백프로 채워주는.. 그러나 교육에는 그런게 없다. 글쎄 약간의 감동이 있을까? 미용실을 다녀오면 나는 항상 새로운 다짐을 하는 사람이 됨을 발견한다. 고마운 일상의 어느 하루다.
자고 나면 계속 목이 아프고 어깨가 아프고 찌뿌등하니 잠자리가 편치 않았다.
더워서 그랬나 싶을 정도로 몸을 뒤척이고 자주 엎드려 자기도 하고 이전의 내 잠자는 모습과 달랐다.
아무래도 목이 아파서 그런거 같았다.
예전에 물리치료실에서 치료해주던 선생님이 생각났다.
작은 체구에 희숙이 아버님 목소리 같은 울림을 가진 분이었다.
타월을 말아서 베개를 만드는 법과 잠자는 자세를 일러주셔서 그때도 잠시 효과를 보았던 기억이 있었다.
그래서 타월을 꺼내 알맞게 말아 목에 베고 다리 밑에 베개 하나를 받치고 잠을 잤다.
아침에 일어나니 전보다 훨씬 몸을 가누기가 좋았다.
목 아픈것도 훨씬 낫고..
다시금 자기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얼마나 세상에 유익한가를 생각해봤다.
홍익인간.
배워서 세상에 널리 이롭게 활용하고 베풀줄 아는 사람이어야겠다.
홍익인간이란 의미가 얼마나 가치있는 말인지 새록이 느껴진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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