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러 카라를 한 깔끔한 복장의 소정이가 형광색 캐리어를 끌고 들어온다.
금요일이다.
금요일엔 이렇게 온 가족이 모인다.
소정이를 꼭 안아줬다.
왜그래?
왜그러긴 이쁘니까 그러지.
엄마 나 똥마려.
ㅎㅎㅎ
조금있으니 아들이 머리카락이 홈빡 젖은체로 들어온다.
복싱체육관에서 오는 길이다.
아들 재미있었나?
네 재미있었어요. 어, 누나왔네.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얼추 남편 올 시간이 되어서 건물 밖으로 나갔다.
밖에서 깡총대다가 어슬렁대다가 오가는 차를 혹시나 쳐다보았다.
드디어 남편차가 나타났다.
마누라 내가 오늘 이불가지고 온걸 어찌 알고 나와서 기다리고 있노! 한다.
다음주가 교육일정이 끝나서 기숙사 짐을 미리 조금 챙겨왔는가 보다.
주차장으로 가는 차를 졸졸 쫓아갔다.
내리면서 입맞추고 짐을 들고 집으로 들어왔다.
오래 밖에 나와 있었나?
아니 방금 나왔다.
집에 도착하니 아이들이 인사를 한다.
화장실 다썼나? 아빠 똥마리다.
ㅎㅎㅎ 이양반들이 집에 오면서 제일 먼저 하는게 화장실 볼일 보는거네.
집이 편하다 아이가.
그렇구나. 금요일에 되면 항상 마음 든든하고 행복하다. 가족은 이렇게 모여야 가족이다.
저녁 후, 아니 야구 끝난 후 준영이와 남편과 동네 한바퀴 돌았다.
야구방망이도 휘둘러보고, 준영이는 인형 때리는 게임도 한게임 하고
오는 길에 어머님아버님 댁에 불이켜져서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들어가 참외 한 알 깎아먹고 왔다.
감사한 날이다. 금요일.
연인 책을 펴서 끝부분을 읽었다.
그녀가 늦게 그 남자를 사랑한다는 것을 깨닫는 장면,
그리고 그 남자가 파리에 와서 전화를 걸어 너를 아직도 사랑하고 앞으로도 사랑할거라는 고백을 하는 장면
영화에서는 차 안에서 손을 잡는 장면이 숨죽였다면
책에서는 끝장면이 여운이 짙다.
살면서 정말 모든 것을 걸고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그런가?라는 의심도 문득 스친다. 사랑은 축복인가? 누군가를 목숨걸로 사랑하는 이 뜨거운 마음은.)
어찌되었든 사랑없이 난 못살아 라는 말은 공감한다.
책이 바래서 원래의 종이색을 알수 없지만
연인 책을 가끔 열어보면서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곤 한다.
멋진 글 감사하다.
KBS파노라마라는 코너에서 6.25를 다루고 있다.
그때 사람들.. 이념이 무엇인지도 모른체 죽고죽이는 어찌보면 가장 가여운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저런 환경속에서 살아온 지금의 어르신들.
존재자체가 기적이요 삶의 의지요 고난에대한 투쟁의 증인이 아닐지..
돌아보면 바로 윗세대, 아니면 조금 더 위.
지금의 우리 아이들은 상상도 못하는 그런 세상.
이렇게 이 땅에 살아주셔서 감사하다.
모든 사람들이 같은 시간속에서 얼마나 처절하게 삶을 일구어왔을까 상상도 할수 없다.
살아야겠다는 오직 그 하나의 일념으로 지내온 어르신들께 감사하다.
그들이 있기에 오늘이 있고 우리가 있는 것이지.
무식하든, 여치없든, 교양없든 어르신들은 그 시대를 겪어내며 살아왔다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 존경과 감사를 받을 자격이 충분하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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