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아들 학교가는 길 따라 나서서 아들은 학교로 나는 목욕탕으로 갔다.
생리기간 중 일주일간 못갔더니 주인아저씨 알아보고 며칠간 안보이셨다며 인사하길래
일주일 못왔죠? 일이 있어서요 ^^ 했더니 달목욕 날짜를 일주일로 연기시켜주었다.
저런 센스~
아침마다 냉온욕하는 것이 즐거움 중의 하나다.
한여름에도 따뜻한 물로 샤워하던 내가 찬물에서 이렇게 잘 놀다니..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되고 건강에 좋다길래 몇년전에 열심히 했다가 목욕탕이 문 닫는 바람에 그만 두었었다.
다시 목욕탕이 문을 열고 나서도 시간이 맞지않아 못하다가 올해 들어서 아침 시간을 활용할 수 있어서 용기를 내어 다시 시작한지 벌써 여러 달이다.
혼자 냉탕 온탕을 오가면 사람들이 뭐하는 여자인가 하는 눈빛으로 쳐다보곤 했는데 이젠 그런 눈빛도 편안해졌다.
어릴적 소원 하나는 목욕탕 옆에서 사는거.
소원을 이루고 아침마다 냉온욕까지 하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항상 옆집 목욕탕이 번창하기를 기원한다.
옆집이 잘되어야 내가 좋다.
사는게 알고 보면 다 그렇다. 네가 잘되야 내가 잘된다.
누군가 잘되면 같이 감사하고 축하하고 기뻐해야한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픈 사람은 뭘 모르는 사람이다.
독서모임후 식사를 하러 신시가지 탱고에 갔다.
참 이쁜 이름 아닌가 탱고.
탱고하면 여인의 향기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알파치노의 친절하고 달콤한 춤맵시가 떠오른다.
탱고하면 또 어느날 친구들과 산정호수 놀러갔을 때 추웠던 탱고가 생각난다.
탱고의 탱자도 모르는데 탱고의 고수랑 춤을 추니 내가 탱고를 추더라는 그 충격과 구름 위에 붕 뜬 기분.
그런 음식점에 갔는데 형광색 빨간 창틀이 맘에 들고 갓 구워서 나온 페스츄리 스틱빵이 맘에 들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배꼽잡고 웃기도 했는데 문득 왕언니가 둘째 언니에게 묻는다.
근데 매일 사랑을 나눈다더니 아직도 그래?라며 질문을 했는데 얼마나 웃겼는지.
고상하고 우아한 왕언니는 몇 년 전 남편이 매일밤 사랑을 나누자며 조르더라는 다른 언니의 말이 문득 생각나고
시간이 흘렀는데 아직도 그러는지 문득 궁금했다며 던지는 질문. 정말 웃겼다. 이런 질문도 툭 던질 수 있는 우리 사이.
세월의 무게는 덜어낼 수도 더할 수도 없나보다.
맛있는 스테이크 먹으며 수다를 떨고 웃고 책얘기 개미 눈물만큼하고 애들 얘기하고 남편 흉보고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고..
착한 사람들과 좋은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는 행복했다. 이 사람들, 이 세월들, 빨간 창틀의 그 음식점, 그리고 밖의 빗방울
모두 감사합니다. 동시에 이 모든걸 즐길수 있는 이 기적을 온몸으로 실감하며 행복합니다.
우울하다며 잘 살수 있을까를 물으며 놀아달라는 친구.
일끝나고 나니 늦은 밤인지라 좋아 삼십분만이다.
그 친구의 축 젖은 몸을 본다. 바닥에 뉘이면 카페트마냥 바닥에 죽 깔려버릴 것같은 지친 모습.
사는게 다 그렇지. 힘내. 잘 될거다. 원래 삶이 잘되게 되어있다. 안믿어서 그렇지, 욕심내서 그렇지. 원래 잘 되게 되어있는거다.
믿는다는 그말에 뭘? 하고 물으니 니 말 한다.
고맙다. 이건 믿어도 되는 말이다.
바쁜 일상 중에 나를 한 방울의 산소로 알아주는 친구에게 고맙다.
가끔은 별볼일 없어보이다가도 이런 친구의 애정어리고 진심어린 감사를 받을 때 나도 나의 가치를 높여본다.
알고보면 이 친구, 나에게 한방울의 산소를 얻기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한방울의 산소라는 걸 상기시켜줄라고 날 불렀나보다.
갑자기 울컥 고맙다. 우씨, 결국 그 친구가 위대해 보인다. 왜 억울하지?^^
2학기에 3학년 학부생들에게 청소년복지 강의를 하라는 제안을 받았다.
새로운 시작으로 벌써 설렌다. 애들이 강의 듣는다기보다는 감동을 얻는 시간으로 한 학기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이 욕망.
청소년 복지를 연구하면서 그 시간 시간을 일렁이는 설렘의 시간으로 채워주기위해 이번 여름 나 또 열공하겠군.
당분간 코칭을 줄이고 일상을 재조정해야겠다.
항상 나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신의 손길과 재미난 곳으로 내 손을 이끄는 개구진 신이 미소가 느껴진다.
갑자기 신이 보고 싶다. 제가 살면서 가끔은 당신을 잊고 손을 놓고 살지라도 저는 당신이 항상 제 손을 잡고 계신줄 믿습니다는 나의 기도가 유효한가 다시 물어본다. 물어보나마나 신은 항상 나를 잡고 계신다. 그런 생각으로 나를 돌아보면 눈물이 난다.
그 시간들. 그 사건들. 그 역사와 그 기적들, 이모든건 나 혼자서는 안되는 것들이다.
너, 너, 너, 너, 너, 그리고 또 너, 너, 그리고 그 고리마다에 神.
'너'에게 감사와 축복을 신께 감사와 영광을 !
비가 내린다.
바람이 촉촉하다.
큰 아이가 틀어놓은 저 음악들.
자정이 넘은 이밤에 나 저 바람만큼 촉촉하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열심히 누리며 즐기며 만끽하며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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