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시부모님을 모시고 금정산을 드라이브했더랬다.
다음 주에는 김밥을 사서 (싸는게 아니고)다시 오자고 이야기를 했더랬다.
그날이 오늘이 되었다.
나링 좀 흐리고 햇살이 없어 어쩔까 망설였지만 내심 두분이 기다리실 것 같아 가족을 채근해서 준비를 했다.
남편은 아침 일찍 차를 몰고가서 맛있는 김밥을 종류대로 사왔다.
나는 유부초밥을 만들고 수박을 먹기 좋게 썰어 담고 두 분을 위해 따뜻한 물도 준비했다.
아이들에게도 미리 일정을 말해주었다.
바쁜 와중에도 큰 애는 선뜻 따라 나섰다.
둘째는 내일까지 제출해야하는 논문때문에 가자고 말하기 조차 미안해서 그냥 있으라했다.
막내는 막상 가려고 할 때는 가기 싫다고 안가면 안되냐고 버티기를 하고 있었다.
길을 나서고 점심을 먹고 드라이브를 해봐야 고작 3~4시간일걸 안간다고 버티는 모습이 내심 괘씸했다.
남편은 그냥 두라 가기싫다는데
라고 말했지만 나는 꼭 데려가고 싶었다.
가족이란 것이 어찌 자기 이로울때만 있을 것인가.
조금은 참아주고 덜어주고 떼어주기도 하며 더불어사는 존재가 가족 아닌가.
물론 개인의 의견을 존중해주어야 하는 것도 맞지만
그래서 타협과 설득과 대화와 공감 뭐 이런게 필요하겠지만
아래에서 기다리는 사람을 생각하니 그럴 시간이 없었다.
그럼 나의 선택은 그냥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서 두고 가자이거나
억지로라도 데리고 가자인데
나는 후자를 선택했다.
이놈 자식, 니 편할때만 가족이가? 할머니 할아버지랑 이렇게 다닐 날이 많은 줄 아나, 그리고 저 번에도 빠졌다 아이가, 얼마나 섭섭해하셨는지 아나? 특별한 일도 없으면서(있었을지도 모른다) 귀찮아서 안간다는게 가족이가? 빨리 옷입고 나가자. 밑에서 기다린다.
눈물까지 떨어뜨리는 아이에게 협박을하고 죄책감을 느끼게 하고 어깨도 한 대 때려가면서 끌고 내려갔다.
올 해는 절대로 화안내기로 했는데 우리 막내에게는 두번째다.
어쨌든 그렇게 소풍을 갔다.
막내의 기분도 풀어지는 것같았다.
가끔은 배움이라는 것이 이렇게 어렵게 얻어지는 때도 있는게 아닌가 싶다.
시간이 지나고 어느날 엄마의 어깨에 머문 찰싹이는 아픔이 서럽게 기억날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존재가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아빠와 엄마 누나 모두에게 얼마나 귀중하고 절대적이었는지를 알며 자신의 존재에서 오는 행복감도 느끼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행복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어쨌든 따라나서준 준영이가 고맙다.
그 시간을 즐겁게 즐겨주신 시부모님께도 감사하다.
이런 아름다운 자연을 함께하며 행복하게 일상을 살도록 나를 데려와준 남편도 고맙다.
어머님이 사준신 칡즙도 맛있었다.
앉아서 쉴 수도 있고 바라보고 평화를 느끼며 바람을 누릴 수 있게 한 숲.
달큰한 칡즙, 무엇하나 자연에서 오지 않은 것이 없다.
무한한 자연을 창조하신 신께도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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