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이삿짐을 정리하다가 내 사진을 발견했다며 오래된 사진을 건네주었다.
내 나이 8살 때 학교 운동회 때 찍은 사진이 분명했다.
상고머리에 체육복을 입고 덧버선을 신고 놀이터 옆에서
그런데 저 포즈는 도대체 왜 나온 것일까?
'달리기도 몬하는기' 옆에서 남편의 끼어들기 한마디.
위의 사진은 짱아와 할머니 엄마와 함께 찍은 사진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엄마는 지금의 엄마와 상당히 다른 모습이셨다.
통통하고 잘 웃고 농담도 잘하시고.. 하긴 지금도 잘 웃고 농담도 잘하시고..
그런데 지금은 너무 마르셨다. 구부러지고 휘어지고.. 노송같은 울엄마.
할머니의 저 시대의 인상은 내가 기억하는 할머니와 인상이 조금 다르다.
내가 기억하는 울 할머니는 순진한 아이같은 표정.
어쩌면 세월이 흐른 뒤 삶의 끝부분에서 울할머니는 더 순진해지고 순박해지신 것 같다.
아기같으셨는데..
나는
그때나 지금이나 오동통 그자체다.
한 번도 날씬하게 쭉쭉빵빵인 적이 결코 없었던
참.. 아쉬운 모습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지금이 제일 맘에 들고 이쁘다.
나의 독사진은 참 맘에 든다.
가만 쳐다보면 왠지 기분이 좋고 대견해보인다.
그런데 저렇게 못내미 딸을 우리 아빠는 참 귀여워 해주셨다.
하긴 호박, 넙죽이라고 부르긴 하셨는데.. 너무 솔직하셨던 걸 난 귀여워하는 줄 알고 큰건 아닌지.. 헐!
좋은 착각은 보약보다 낫다. 그래도 착각이 아니라 항상 이뻐하신 걸 나는 알지롱,
암튼
오래 묵은 사진을 오래도록 쳐다보면서 그런생각도 했다.
저 아이의 꿈대로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