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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들국화

by joyljs 2013. 1. 13.

늦은 점심을 먹었다.

티비에서 들국화 콘서트가 방송 되고 있었다.

들국화..

누군가에게도 그렇겠지만 내게도 그들은 인생의 한때를 눈물과 위로로 함께 했던 존재다.

절망이라는 이름을 등에 업고

눈내리는 소리에 엉엉 울면서

깊은 그 해 겨울 밥,

이불 속에 숨어 들국화를 들었었다.

무쇠소리같은 전인권의 노래를 들으며 가슴의 남아있는 눈물을 모두 짜 내어 버리려는 듯

그렇게 눈내리는 소리에 맞춰 울었더랬다.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되고 그리고 더욱 격한 감정으로 휘몰아 빨려 들어가며 오히려 가벼웠던

어느 위험한 시절의 한 모퉁이.

숟가락을 들고 밥을 먹다가 그들의 콘서트를 보며 울었다.

어느 10대가 들국화의 노래를 들으며 우울하고 절망스런 마음을 위로받았다는 멘트를 들으며

그 아이도 그만한 때의 나와 같았나보다며 친구 하나가 이 겨울 한 모퉁이에서 나를 기다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가끔은 누군가와 동시대를 살아간다는 것이 영광스럽다.

나도 그의 노래를 들으며 위로 받았노라며

동시대를 살았다는 것을 추억처럼, 마치 그가 내 친구나 이웃인 것처럼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들국화가 내게는 그렇다.

밖에는 겨울 안개비가 내리는가보다.

아침 내내 하늘이 무겁게 내려와 잔잔히 흐르더니 지금은 안개비를 조금씩 젖는 줄 모르게 내리는 듯하다.

내가 내가 아닌듯이 잊고

내 감정이 과거와 현실과 상상과 추억을 오가며

내가 아닌 또 다른 내가 울기도하고 환호하기도 하며

어린 나를 보고 지금은 나이먹은 나를 다시 보는

이런 어느날이

내게로 와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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