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비가 왔다
촉촉함이 새벽의 어둠 속에서도 전해져 왔다.
비가 왔다.
촉촉하다.
겨울을 재촉하는 비련가 했더니 오히려 날씨가 푸근한 느낌이다.
가끔은 아침부터 그리움이 외로움과 같은 크기로 다가올 때가 있다.
허리를 안고 뽀뽀를 하고 잘다녀오라고 남편을 배웅하고
통통한 엉덩이 두들겨주고 어깨를 털어주며 등을 어루만지면서 딸애를 학교로 보내고
이불 속
에서 겨울잠 자듯 꼭꼭 숨어있는 아들을 언제 깨울까 생각하면서도
문득 외로움이 훅 다가오고 그 뒤에 그만큼의 그리움이 인다.
넌 뭐가 그렇게 항상 그립고 보고싶냐며 남편은 가끔 내가 생뚱맞은 듯 말을 던진다.
내가 있는데 뭐가 외로워. 애들도 있는데...
그래도 나는 항상 무언가 누군가 또 언젠가를 그리워했던 것 같다.
그것은 채워지지 않는 어떤 갈망과도 같고
진짜 사랑하는 임이 수십년 어디 먼 길에 있는 것 같고
적절한 식이요법 중에 있는 아쉬운 허기 같은 것같다.
채워지지 않는 것같다고 해서 결핍을 느끼거나 하는 것도 아닌 것이
사랑하는 임이 어디있는것 같다고 해서 남편을 자식을 이웃을 사랑하지 않는 것도 결코 아닌
그건 그냥 태어나면서 가슴 한 곳에, 내 뇌의 어느 한 영역 같은
허파가 숨을 내쉬면서 공기와 공기 간격의 공간 같은
그래서 늘 있어왔고 있을 것이며 숨을 쉴 때마다 더 커질 수도 있는
뭐 그런 것이다.
비가왔다.
공기와 공기 사이에 빚방울이 맺혀있을것같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은 덜 허전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