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병원

by joyljs 2012. 11. 26.

진찰받는 날이다.

겉은 멀쩡하나 아직도 가끔씩 통증이 오고 잘 못 건들면 귀가 아프다.

하루 이틀 지나면 악취도 난다.

새로 넣은 탈지면에는 진하고 탁한 색의 물이 베어있다.

안에서 수술한 귀는 열심히 나아지고 있다.

알 수 있다.

새 살이 돌아 내 귀 안 벽을 감싸가고 있다 한다.

열심히 새로운 구조와 시작을 위해 내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세포는 열심히 일하고 있다.

고마운 일이다. 

병원이 이제는 마냥 편하다.

기다리는 것도

사람들을 비껴가야 하는 수고로움도 그냥 평화롭다.

익숙해짐이란 편함인게 맞는가보다.

아직도 수번 더 가야한다.

그때가지 탈지면을 조금씩 뜯어 매일 아침저녁으로 귓구멍을 막아야한다.

가장 안좋은 상태에서 시작했으니

앞으로 좋을 일만 있다.

사람들이 생각나면 묻는다.

귀 수술한 것은 어떠냐고.

그럴때마다 이렇게 답한다.

가장 안좋은 상태에서 출발해서 매일 나아질 수 밖에 없지요.

이렇게 답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나는 매일 더 나아지고 있고 나아질 수 밖에 없는 운명같은 것이 느껴져 여간 좋은게 아니다.

항상 더 좋아질거라는 확신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축복인가.

나의 삶에 대해 이렇게 절대 믿음을 갖고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적어도 지금 난 그렇다.

그래서 모든 것이 아름답고 설레이며 신나고 사랑스럽다. 고마운 일이다.

병원을 다니면서 나는 매일 좋아지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좋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첫 모임을 마치고(담당자올림)  (0) 2012.12.06
같이 운다, 엄마들은  (0) 2012.11.27
눈빛  (0) 2012.11.26
비가 오는 새벽을 지나 아침에  (0) 2012.11.26
죽은 사람의 골목-박소정  (0) 2012.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