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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전자렌지앞에서

by joyljs 2012. 11. 20.

숭늉이 식었다.

숭늉을 끓이던 냄비는 이미 설거지통에 잠겨버렸다.

식은 숭늉대접을 전자렌지안에 넣었다.

무릎높이에 놓인 전자렌지에 대접을 넣고 1분을 눌렀다.

돌아간다. 밝은 불빛 속에.

희한하지. 빛이 비출 뿐인데 음식이 데워지고..

쭈그리고 앉아 그 불빛을 보는 동안 한 아이가 보였다.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부지깽이로 불을 뒤적이며 아궁이속 불꽃을 한 없이 바라보던 아이.

낼름거리는 불빛을 보며 아궁이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고 문득 충동을 느꼈던 아이.

참 이쁘다며 불꽃을 좋아했던 아이.

그 아이가

이제 아줌마가 되어 아들 숭늉을 데우며 전자렌지의 환한 불을 바라본다.

엄마 전자렌지 빛이 몸에 안 좋데 쳐다 보지마

라며 아이가 말을 한다.

그래도 저 빙글 도는 그릇이랑 저 밝은 빛이 오늘은 아궁이 앞에 앉아 있는 느낌을 준다.

타닥거리는 나무 타는 소리

쏴화아 하다가 후루룩하다가 스륵 대는 불소리

얼굴에 쟁반처럼 크게 다가오던 그 열기

부지깽이 끝에 발갛게 매달려 있던 불먹은 발간 불덩이.

이 아침

그 소녀가 전자렌지 앞에서 빈 손에 부지깽이 만지작이던 손짓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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