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다가 바람이 분다.
촉촉한 습기를 담고 불어오는 바람은 팔뚝에 촉촉하게 내려앉으며 마치 폭포 아래 있는 느낌을 갖게 한다.
양말이며 수건이며 속옷들이 빨래줄 가득이 매달려 있는데
바삭 마르지 않으니 종일 무겁게 처져있다.
휴일..
남편이 없는 휴일은 허전하다. 외롭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하고 가끔씩 문득 우울하다.
큰애는 알바한다고 없고 준영이는 수영장가서 물놀이 하다가 민찬이 집에 가서 영화도 보고 저녁까지 넉살좋게 얻어먹고 들어왔다.
소정이랑 목욕탕에 갔다가 이른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먹고 싶은 게 일치해서 돈가스집에 앉았다.
돈가스를 먹고 메밀국수를 먹고 그리고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엄마가 진정 전하고 싶은 이야기. 삶에 있어서 꼭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 그건 돈도 공부도 아닌 마음의 차원을 높이자는 이야기였다. 이야기 중에 소정이가 자꾸 운다.
왜 우냐는 말에 모르겠다며 운다. 계속 구슬같은 눈물을 뚝뚝 떨군다.
문득 윤태익박사님과의 어느날 밤의 만남이 떠올랐다. 그때 그 박사님 강의에 내가 그냥 마구 울었더랬다.
남들은 아무렇지도 않아하는데 그렇다고 그렇게 감동적인 이야기도 아니었는데 소정이마냥 내가 펑펑 울었더랬다. 벌써 7,8년 된 이야기같다. 그때 강의 후에도 소파에 앉아 나는 한시간을 울고 박사님은 이야기를 하셨더랬다. 이건 영혼의 주파수가 맞아서 떨림을 하는거라고 박사님이 그러셨더랬다.
소정이도 그런거 같았다. 엄마도 그런 경험이 있다면서 이야기를 해주었다.
딸과 이런 이야기를 하고 이해하고 엄마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시간이 얼마나 감사하던지..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것이 무엇이 되어야하는가 하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그 바램 중 하나는 이런 대화 속에서 엄마가 영적으로 얻은 것을 자식들에게 참고하도록 알게 하는게 아닌가... 고맙다. 이 시간, 이 대화, 내 딸.
아들이 다림질 하는 모습이 너무 신중하고 이쁘다.
주말에 자신의 교복을 다리는 풍경은 신중함, 조심함, 기특함, 그리고 사랑스러움과 배려를 느끼게 한다.
고맙다, 아들. 하지 않는 다림질이 편해서가 아니라 너의 그런 모습을 바라볼 기회가 있고 그런 너를 바라보며 내가 너에 대한 믿음과 신뢰와 사랑을 쌓아갈 기회가 되어 그렇다. 고맙다.
평화로운 한 주에 대해 감사를 보낸다.
아시아항공이 사고가 나서 많은 이들이 다치고 2명의 사망자가 있다던데 그들에게 평화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