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 날
먼 산 어느 언덕에서는 아지랭이 피어오르겠다.
언덕 위 찻집.
저 아래로 푸른 물이 나무를 타고 오르고
하늘은 멀리서 뽀얗다.
낮은 상 위에 대추 동동 뜬 전통차를 두 잔
말없이 바라본다.
유리창의 햇살로 그의 얼굴은 흐릿하고
벽에 기댄 몸의 느슨함이 여유로 흐른다.
말없이 차를 마시다
고개 들어 그를 본다.
언제부터 여인을 보고 있었던가...
그의 눈에 듬뿍 사랑받는 한 여인의 모습이 보인다.
여인의 허벅지에 머리를 놓이고 싶어하는 한 남자의 낮은 숨소리와
작은 눈빛 속에서 사랑받는 여인을 바라보는 한 여자의 젖은 숨소리는
어느 봄날 아지랭이처럼 전통차 두 잔 사이에 피어오르다
창 밖 지나는 새의 날개짓에
화들짝 흐트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