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가 있어서 서둘러 외출 준비를 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소정이의 남자친구의 엄마라면서 집으로 온 전화였다.
아마 소정이가 핸드폰이 없어서 집 전화번호를 알고 있었나보다.
그리고는 말을 한다.
아들의 가방에서 소정이에게 쓴 편지를 봤단다.
같이 지내는 시간을 가슴 설레어 하고 사랑한다고 12번을 쓰고 편지를 맺었다며..
우리 집에 놀러왔던 아이였다.
깔끔하고 조용하나 소정이의 이야기에 의하면 같이 글도 쓰고 마음이 통하는 아이였다는데..
집에 온 날도 조용하게 그러나 편안하게 놀다 간 아이였다.
엄마는
아들이 어렵게 공부해서 국제고에 갔는데 여자친구때문에 공부를 망치게 할 수는 없다는 속얘기였다.
자기 아들은 꿈도 있고 서울에 있는 대학에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2학년이 되기에 공부하기를 바란다고..
소정이는 남자친구가 많다고 하니 그것도 문제란다. 자기 아들은 여자친구를 사귄적이 없어서 그냥 친구의 하나라는 것을 알면 상처를 받을거라고..
엄마는 아들에 대해 무척 걱정을 하였으며 공부에 큰 의미를 두고 있었고 내 딸을 비난하는건 아니지만 단순한 친구 사이가 아니라며 걱정을 하고 내 딸아이를 떼어놔달라는 부탁을 돌려서 했다.
머리를 감으려다 말고 난데없는 전화에 마음이 갑갑했다.
그 엄마의 뭔가 절실한 마음도 알 수 있었고
이런 이야기를 내 딸을 불러서 이야기도 했다니 내 딸이 얼마나 답답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우리가
너무 자유롭게 키우는가? 남자친구라는거 여자친구라는거.. 이성은 친구가 될수 없다고 믿는건가?
나도 내 딸이 공부도 알아서 잘하고 즐거운 생활을 하고 좋은 친구를 만나기를 바란다.
딸을 믿는다.
그런데 소정이의 남자친구들 중 몇은 엄마들이 내 딸에게 자기 아들을 놓아달라거나 헤어져달라거나 아니면 만나지 말아달라거나 하는 것을 요구한다. 나는 내 딸의 엄마로서 갑갑하다. 우리 딸이 뭐 어때서 뭘 어쨌다고 그러는건지... 애들이 그러면서 자제하고 그러면서 이성을 만나는 법도 배우고 그러면서 우정과 애인 사이를 구분하기도 하고 이성 친구의 장점도 배우고 하는거 아닌가? 그건 대학가서, 그야말로 스카이 대학에 가서 배우라는 건가? 고등학생은 인생이 없는가? 고등학생은 오직 공부만을 위해 존재하는 시기인가? 이성친구와 놀면 성적은 떨어지는가?
잘 모르겠다.
내딸은 그 친구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나도 그애들이 이쁘다.
와서 과메기도 얼마나 잘 먹던지...
공부란 무엇일까?
왜 대학에서는 고등학생시절 남자친구들과 재밌게 지내면서 확장된 경험과 다양한 사고와 이성에 대한 마음의 파도를 넘는 것에 가산점을 안주는가?
이 모든 것이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이요 살면서 필요한 중요한 요소들의 하나인데..
우리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빙자한 집착과 간섭을 일삼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엄마는 소정이와 이야기를 하고 내일 나를 만나고 싶단다.
애들 문제는 애들이 풀어야지 왜 엄마들이 만나서 해결하는가 말이다 .
마음이 아프다.
그엄마의 근심 걱정이 아프게 전해져 온다.
그 분께 평화를 빈다.
내 딸에게도 평화를 빈다.
내 딸아이의 다른 남자친구들 에게도 평화를 빈다.
오늘은크리스마스 이브다.
온 세상에 평화가 넘치고
사랑이 가득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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