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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1월10일부터 2월4일까지 단상들

by joyljs 2014. 2. 4.

오늘은 수도꼭지.
우연히 본 불후의명곡
가수들의 가슴저린노래
툭하면 터지는 눈물
내 마음에 출렁이는 무언가가있나봐 1.4

 

1.10

애들이 안잔다
캠프 마지막날이라고 밤샌단다
난 내일 다시 시작인데..
모두 행복해보여서 좋다
나도 즐거웠다

 

휴대폰이 충전중일 때는 오히려 안전하다.
어디에 있는지 확연히 자리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며
아직은 거기에 머물것이란 확신이 있기때문이다
충분히 충전된 후에는 오히려 불안하다
어디로 갈지 어디에서 사라질지
그리고 그 후 영영 소식이 단절될지도 모르는 불안한 여지를 품고 있기때문이다.
그러나 휴대폰은 제 할일이 있고
그것이 그것의 정체성이며 가치다.

지쳐 잠든 아이들의 늦어질 기상을 바라보며문득 내가 지늠 충전된 에너지를 잘 쓰고있는가 묻고
순간 울컥하는 코와 눈사이의 액체를 삼키고잏다

 

1.11

금요일밤
폐 안까지 저절로 들어오는듯한

을 들이쉰다
자연은 절로들어오는 숨을 주고
나를 살리고
인간은 허덕이며 들어오는 숨을 오염시킨다
하늘의 별이 이쁘다
아이들괴 깊은 밤을 나눈다

 

울아들 놀자캠프에서 똥까자만들기솜씨발휘한다
맛이 추억이가, 재미가추억이지.

 

 

사진: 울아들 놀자캠프에서 똥까자만들기솜씨발휘한다
맛이 추억이가, 재미가추억이지.

 

 

1.12

지치도록 놀다 잠든 아이들은
구름 속에 아침해 마저 늦잠 자는 줄 아는가
이불 속에서 잠든 숨만 쉬고 있다
아이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시골의 아침은 나를 일찍 깨운다
멀뚱히 일어나 앉아
예전에는 생판몰랐던 사람의 묵은 솜이불을 덮고 잔 내잠자리의 냄새를 맡는다.
가끔은 그립던 무겁고 두툼한 이불.
저녁이면 풀먹인 옥양목 씨실날실 사이사이 촘촘하게 박혀있던 겨울찬공기방울을 체온으로 데우기 위해한껏 웅크리기하였던

 


그 시절, 그때 곁에 있던 동생, 그 추억....
문득 묵은 이불냄새에서 이 보다 더 묵은 사람의 체온냄새와 이야기를 냄새 맡는다.
구름 너머 해는 이 만치 올랐을텐데
야그들은 밤잠을 끊을 줄 모르네...
그래 놀러왔는데 잠도 노는 건데 실컷 놀거라

 

나는
이끌려 왔는가
떠밀려 왔는가
내 삶 이곳에 서서
내가 마흔 후반에까지
떠밀려 오진 않은것도 같은데...
무엇에 홀려
이끌리듯 예까지 왔는지는
알 듯도 모를 듯도 하네.

 

1.13

쌀을 씻는다.
몇 알갱이 둥 떠올라 물살에 휩쓸려가려 한다. 물에 잠기게 하여 잡아둔다.
다시 물을 부어 휘저어 씻고 물을 따른다.
몇 알갱이 다시 물살에 붕 뜬다.
다시 잠기게 하여 둔다.
네가 있어서 네 임무를 다 할 곳은 여기라고...
매번 물살에 붕 떠오르는 몇 알갱이.
오늘은 서너 알갱이 보내주었다.
그래, 가보라

 

1.21

아들이 타준 유자차와
오랜만에 피운 난로.
물이 끓고
난 평화롭다

 사진: 아들이 타준 유자차와
오랜만에 피운 난로.
물이 끓고 
난 평화롭다

 

 온 식구가 함께쓰는 수분크림이 있다
그것이 바닥을 드러냈다
낮에 수분크림이 생각나서
사왔다.
집에 들어오는 남편 손에도
크림이 들려있다
우리집에 크림이 두개있다
좋다

 

1.22

어제밤 누나속옷 서랍에 인형을 넣어둔 막내. 누나의 놀라는 소리에 즐거웠을까.
누나의 복수전.
막내가 방에서 나올때 놀라라고 문앞에 이렇게 해놨다. 짜슥들..^^

 

사진: 어제밤 누나속옷 서랍에  인형을 넣어둔 막내. 누나의 놀라는 소리에 즐거웠을까.
누나의 복수전.
막내가 방에서  나올때 놀라라고  문앞에 이렇게 해놨다.  짜슥들..^^ 

 

1.23

 

빨리열시가되면좋겠어
별에서온그대가무척보고싶어
나도그렇게사랑하고싶어여보
이마누라가시간을멈춰서매일뽀뽀해줬더니모르네시간을멈추니이런부작용이..
^^

 

오늘
하루
설레일수있다면
그건
축복이다
성공이다
행복이다
아싸
내가 그렇다
쿡쿡

 

 

1.25

 

어제 한시까지
서면 도로모퉁이 찻집에서
석박사들과 수다했다.
예전에는 몰랐던 새로운 정서를 느꼈다.
문득 바쁜 일상속에서
내가
우리라는 것을 잊어가고있지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것을 줄줄은 알았으나
우리가 함께 공유하며 즐기던
그 기억을 그리워만 하였던게 아닐까
그런 돌아봄을 갖게해준 그들이 고맙다.

 

1.27

 

우리의모든생각과행위가
기록된다는
더하지도빼지도않고
기록된다는 글에서
오래도록 눈도 마음도 생각도
멈췄다

---

엄마
오늘 제가 늦게까지 공부할거니까
문을 빼꼼이열고
공부 그만하고 얼른 자
하고 말씀해주세요

에구 우리 아들
그런 말이 듣고싶었구나^^

 

---

아들한테
그만 공부하고 자라할려고
기다리고있다

 

1.29

 

빛을 보고 따라왔다
이젠
내가 빛이되어야한다
는 생각이든다
자체발광이라도..

 

2.2

휘트먼시가 광고에 인용된것을 보았다
내가 한때 얼마나 휘트먼에게 열광했던가를 떠올렸다
그때 내가 얼마나푸르렀는가도 느껴졌다
그리고 지금 다시 내가 푸르러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고마운 광고시간이었다

 

2.2

끝까지 시어머니와 마주보다가 왔다.
전에는 좀 쉬라고도 하시더니
이번엔 벌써 가느냐며
끝까지같이 있기를 바라셨다.
저녁상 치우고나오는 내게
젖은 목소리로 재숙아 정말고맙다
하신다. 울컥하는 이거 뭐지..
미치겠다.
가슴에 물동이하나 놓은 기분이다.

 

2.3

과수원집딸 희숙이를 처음 만난스무살때
그 지지배는 사과를 정말 잘 깎았다.
한 손에는 사과를 쥐고 다른 한 손에는 과도를 들고 사과를 돌려가며 손을 놀리는데 사과깎는소리가 규칙적이었다. 길어지는 사과껍질은 넓이며 두께가 일정했고 길이는 희숙이 마음대로 조절이 가능해서 언제든 끊고싶을 때 끊었다.
다섯살때부터 사과를 깎아 먹었다는 그말이 아직도 생각 난다.
15년 의 역사는 사과껍질이 증거가 되었다.
아침에 사과를 깎다가 일정한 넓이로 가늘고 길게 내가 쥔 칼끝에 매달린 사과 껍질을 보고 나도 모르게 숙련된 사과깎어가 되었구나를 깨달았다.
가끔 아들의 와! 엄마 사과를 어떻게하면 그렇게 깎을 수 잏어요?하던 질문도 떠올랐다.
그냥 하다보면 이렇게 되했던 나의 대답.
문득 살다보면 그렇게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리고 그렇게 살고자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뿌려진 씨앗들이 결국 내가 뿌린 것이라는 것을 재발견한다.
내가 생각한 순간의 모든 것들이 내 삶의 시작이었음을 문득 깨닫는다
언젠가 아들은 사과를 이쁘게 깎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해보았으므로.

 

2.4

입춘이다
입춘은 춥다.
봄에 대한 기다림을 증폭시키기위해
봄은 더 춥다.
어제까지도 마치 봄날같던 날씨가
입춘을 맞아 밤부터 추워졌다
입춘이구나, 곧 봄이 오겠구나
하는 마음의 씨앗들이 움터
곧 어디선가 아지랭이 피는
따뜻한 봄날이 오겠다....
바램은 항상 나중에 이루어진다.
바램을 품으면
싹틀 때까지 그저 평안히 기다릴 일이다.
사는 일이 다 그렇다.
때가 되면 이루어지니
서둘지도 포기도 체념도 할것없이
그저 오늘 할바를 무덤덤히 할 뿐이다

 

봄은
사람의 기다림으로 자라는게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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