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룹명/남편

내가 하나가 아니라 둘이니까 너무 좋다.

by joyljs 2007. 4. 10.

마이애미에 가서 어느날 그가 말했다.

 

미국에 와서 지금까지 내가 한게 별로 없다.

공부도 하다말고 별로였고 짜잘히 이룬것도 없고.

공부하다 일하다 무척 힘이 들더라.

그땐 나혼자여서 공부도하고 일도하는게 힘들었는데 이제 내가 둘이 되니까 좋다.

둘이 되었으니까 서로 편한걸 하자.

넌 공부하는걸 좋아하니 니가 공부해라.

난 일하는게 더 나으니까 내가 일하고 돈벌께.

 

내게 있어 그 말은 아주 큰 충격이었다.

그건 내게 있어 부부가 하나라는 말을 가슴과 머리로 동시에 이해시키는 그런 말이었다.

그때의 그 느낌을 어떻게 표현할까?

매일 씻기고 먹이고 입히고 구두까지 닦아주면서 그는 행복해했다.

그리고 그것을 받고 즐겨주는 것이 나의 그에대한 보답같이 여겨질 정도였다.

 

몇년을 혼자 밥해먹고 살았는데 이제 마누라가 생겼으니 하기 싫다는 생각 안들어?

뭐 맨날 하던건데 거기에 니 밥숟가락이랑 밥그릇만 더 놓는건데 뭐.

 

내 공부를 제대로 시작도 마치지도 못했고

그도 무언가를 이루지도 못한체

아기를 낳기위해 한국에 오면서 우리의 마이애미의 생활은 끝이 났다.

그러나 무스탕을 몰면서 두손 같이 잡고 기아를 바꾸던 추억과

저녁이면 나무 우거진 동네를 산책하면서 시끄런 새소리속에 웃던 기억,

헤밍웨이집앞에서 입장료가 비싸 다음을 기약하던 풋내기 신혼부부의 아쉬움,

그리고 세븐마일을 달리며 목소리 높여 노래하던 그 열정은 가슴에 머리에 남아있다.

이 모든 추억이 생생하게 내게 남겨진 그 시작에는 그의 말이 있었다.

이제 내가 하나가 아니라 둘이니까 너무 좋다.  

 

둘이 하나가 된다는 그 흔한  말보다 난 이말이 더 좋다.

내가 이제 둘이니까 너무 좋다.

 

 

'그룹명 > 남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점심 굶으면 된다 아이가!  (0) 2007.04.10
큰 부부쌈  (0) 2007.04.10
고마운줄 알아라  (0) 2007.04.10
결혼  (0) 2007.04.10
처음 본 남자  (0) 2007.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