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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10.27~11.24 페북

by joyljs 2013. 11. 27.

10.27

시월오후5시
황금빛 해살이 가득 들어오다
거실에 앉아 그빛을
혼자 바라보다
행복하다
나를 행복하게하는것은
신이 거저 주신것
더 바램은 죄가된다는
노래말.. 공감

10.30

아침에 읽은 황진이 시조옆에김용택시인이달아놓은글이다
이렇게섹시하고관능적인시를
만난기억이아득타
아침부터시가사람잡는다
11.1
밥제목 : 붉은거보다 초록이 뜨겁다
둘째소풍도시락땡초볶음밥
무진장맛있어서좋아하는친구랑먹으라고많이싸주고도남아서아들학교갔다와서먹으라고담았다 와 맛있다 딸의감탄사!
11.7

 11월7일 5시경
단풍든 산
기름 확 부었네

 

11.8

고구마
길고 깊게 패인 골
이만한 돌이 있었겠구나
크느라 애썼다
고맙다

 

11.9

세미나가있어8시귀가
싸서얼떨결에사놓은 파 두단
다듬고 파김치 만들고나니
눈도못뜨는 내가파김치.

 

11.10

휴일의 이른 아침은 평일의 새벽
문득 집어든 한권의 시집
시 한 수 젖어들며 창밖을오래 바라보다
눈 아래 어제밤 거둬들인 빨 래 한무더기
퍼뜩 손이 움직여 실낯살아있는
옷을 갠다
가슴 속 맴돌던 시는 어데갔는고
바쁜 손길에 물오른 하루싹이 튼다
손끝에 하루싹
코끝에 삶내음
가슴은 비움비움

---

바람이 분다
단풍 함빡 든 나뭇잎이 날린다
창문마다 단풍수채화더만
이제 건물 안도 가을이다

 

11.13

생전처음 혼자 김장 열다섯포기를했다
무진장힘들다는거를 알았다
일찌감치 서둘렀는데도 네시경에 마무리가 되었다
씻고 강의가있어 나갔다돌아오니 열시.
돌린 빨래 널고도저히 힘들어서
미처 못담은 무다섯개 깍뚜기는 오늘 보기. 내일 저녁에하던가...
아들 엄마가 너무 힘들어서 그러는데
뒤뜰 무 다섯개만 닦아놔주면 어떻겠노
하니 아들이 무 다섯개를 씻어준다
와 이거 우리엄마 다리같네.....
얘들아 오늘은 엄마가 일찍 누워야겠다
얘기는 담에하자 잘자.
피곤함이극에 달하니 머리가 아프다
아들이 비타민제 챙겨서 따뜻한물과 함께 준다 엄마 나 너무 이쁘죠.
침대에서 받아보는 서비스 오랜만이다
정신없이 잠에 빠져드는데
전화가왔다 어머님이 천식이심해서 병원을가야겠다는. 서둘러 옷입고
응급실왔다. 천천히가자는 아버님말씀에 네대답만하고 서둘러 달려왔다.
한두번 겪는게 아니라서 무섭거나 당황스럽진않은데 이젠 어머님 힘드시겠다는생각에 서둘러진다.
의사는 환자가 가슴까지 아프다하니 큰병원으로 가란다.
원래 그래요 조금지나면 괜찮아져요
의사보다 아버님과 내가 더 느긋해보인다
그렁션서 피검사해보자며 비닐같은 살밑의 피줄기에서 피를 뽑아갔다
결과를 기다리고있다
어머님은 호흡기끼고 링거맞으시고 안정을찾고 주무신다
아버님은 지쳐보이신다
난처음으로 생노병사가 무섭게 느껴진다
아프다는거..이게 감각이고 주관적이라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일까?

 

11.14

나는 서울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부산을 동경한다
그리고
내고향 연천의 새떼 나는
노을을 하상 그리워한다

 

11.15

사람이 사랑한다는 것은
봄여름가을겨울할것이나
내가사랑한다는것은
햇살환희 비추는것이다

 

---

커피가 잠못자게 하는가하니
소주석잔 복분자 다섯잔이
이제
자라하네

 

---

난 아무래도 사람이 가장 진화가 덜 된 우주의 종 같다.
개미도 오로지 생사를 논하고
수족관의 거북 두마리도 생사만 고민해보인다
풀도 그저 피고지고만 알뿐
삶의 다른 중요함을 다루지않는듯하다
주먼 속의 내친구 돌맹이는
아예 그것조차 염두에두지않는 것같다
우주의 기나긴 시간을 아는듯
그 또한 없는 줄 아는 듯
그저 무념무상....
오로지 인간만이 생사조차모르고 그저 머고자고노는것에 허덕인다
결국 생사를알면 그 중간의 모든 것은 풀처럼 바위처럼 미련두지않을 것을.
그저 인간만 허덕인다
가장 깨달음이 먼 종족이다.
만물의영장은 무슨 개뿔.
미련한거지.
만물의 영장의환상을 버린자는
십자가아래 보리수아래 거기 계셨던 그들 아닐까.
내가만물의영장이아니라
개미요 거북이요 풀한포기요 돌맹이요 바람이요 하늘임을 아는거.
이 밤에 멍멍 풀뜯는 소리하고있다

 

11.16

늑대소년 영화에서
소녀는 늙어 할머니가 되었으나
늑대소년이 늙지않은 것은 계속 사랑하기때문이란다.
우리가 살면서
소녀처럼 소년처럼 그렇게
사랑자체만할 수 있었다면
우리도 늑대소년처럼 어릴 수 있었을까?
우리의 사랑에는 무슨 불순물이 있는걸까?

 

11.17

광주세미나가는길
사천휴게소
세번째화장실
단추하나떨어져있다
어디선가 누군가 조용히 화들짝 하겠다

 

---

한빛고을
하늘아래 낯선 곳에서의
하얀밤..
테두리없는 것은 자유인지
허전함인지..
해운대 내집에서는 자유가넘치려나
그리움이 일려나

 

--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돌아본다.
짐 하나를 내려 놓으면 얼굴이 달라진다 .
내 얼굴 겹겹은 마음의 짐을 한켜한켜 쌓아놓은 것이다.
이제야 사람의 얼굴이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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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집을 비웠더니 여기저기 일이 밀려쌓인다. 안타까운건 아무도 인식하지 못하고 오로지 나만 인식한다는 것이다.
하안수움..

 

11.19

거의 매일 건너는 광안대교
단 한번도 무심히 지나치지못했다
바다가 지난 번의 그 바다가 아니어서
햇살이 지난 번의 그 햇살이 아니어서
반짝이는 불빛도 지난번 그 반짝임이아니어서
항상 감탄과 감사와 겸손함으로
나는 광안대교를 건넌다

 

---

달이 기우니
별들이 나온다
새벽달
새벽별
반짝인다

 

11.21

무슨 생각을 하나
들여다보니
생각이란 놈이 내 뒤통수 어디에 숨어
나를 빠꼼이 쳐다보는게
보인다
저 놈이 저기서 뭘하는고 하니
생각이란 놈이
머리카락 보일라 쏙 들어가고 없다
그놈 참 희한한 놈일세
귀엽기꺼정하네

 

11.22

새벽꼴랑삼십분기계위에서걷는다
내가자유롭고규칙적으로기계를쓸수있는시간이그시간뿐이다
삼십분을천천히걷는다
새삼놀란다
내가걷고있는이방법이맞는지.
살면서어떻게걸으라고배운적이없다
물론뒤꿈치를바닥엥선저닿게한다거나하는걸들었지만잘걷는게뭔지배운적이없다
요즘은땅을밀어내듯걸으라는말에집중해서걸어본다
이게맞나?
내가알고있는것은도대체뭐고...
알아야할것은무엇이며
안다고착각하는것은도대체뭔지.
먼저하늘과바람과해와나무와풀돌에게서배워야할기초를건너뛰고헛거를먼저배웠나하는생각도들고
제대로걷고자고먹는것도못배웠구나하는생각도들고..
새벽엔삼십분걷기를궁리하고
먹을땐입안에든것을다먹고비운후새음식을넣는연습을하고있다 이것도헛지랄이겠으나하루몇번은내헛지랄을통해통로하나를마련하고싶다
누가아나 내가축지법을터득할지
동물은제식사량의칠십퍼센트를먹는다는데나도내본연의동물로돌아갈지

 

11.23

장 일상적인 것이
부러워질때
그때가 행복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 때이다

 

11.24

비가 온다
이 비를 흡수하지않는 나뭇잎은
빗물의 무게로 비처럼 떨어지겠다
지금은 그냥 보내야할 때
잎새를 노크해도 대꾸하지못하고
가지에 매달려도 그냥 보내야하는 때
그래야 내가 살고
네가 흘러
저 얼어붙는 계절을 견디고
이 비로 녹아 흐를 봄에서 만나리
비가 떨어진다 스친다 흐른다

---

 모네의 까치가 보고싶다
푸른 눈그림자가 눈물나게 그립다
기와지붕 흐릿한 출렁이는
푸른 눈그림자
그 부드러운 푸른 그림자가 보고싶어서
가끔 눈물이 난다
모네의 까치를보고 위안을 받았더랬다
지금 유리창에 맺힌 빗방울에서
고향의 눈과 그 그림자를 그린다


너를 보낸다 너를 견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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