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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도깨비사건

by joyljs 2009. 5. 19.

저녁 식사가 끝나고 아이들과 남편이 공원에 자전거타러 갔을때 나는 늦은 설거지를 하려고 두런대고 있었다.

딩동!

나가보니 7층 언니와 301호 언니가 강아지를 안고 왔다.일찍 나가고 늦게 들어오기가 일쑤인 우리집에 누가 방문하는것이 사실 그리 흔치는 않은 터라 깜짝 놀라기도하고 반갑기도 해서 호들갑스럽게 두 언니를 맞았다. 왠일이예요? 내 물음에 두 언니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자긴 못느꼈나? 우리 건물에 이상하게 쿵쿵하는 소리가 들린다. 가끔씩 쿵쿵 거려서 처음엔 윗집에서 마늘을 찧나 물어보니까 아니라더라구. 엘리베이터에서 소리가 나는가 싶어서 점검 받았는데 그것도 아니고 정화조 모터소린가 싶어서 가봤는데 그것도 아닌거야. 가끔씩 쿵쿵 소리가 나는데 한동안 소리가 없더니 또 갑자기 소리가 나고 그러는거야. 그런데 최근에 일주일간 저녁만 되면 계속 소리가 나는데 집집마다 다 돌아다녀봐도 아무 소리를 내는게 없잖아. 일년동안 뜸하게 소리가 나다가 요즘 갑자기 소리가 잦아지는데 불안해서 말야. 자긴 그런 소리 못들었나? 우린 도깨비가 사는가 싶어서 불안해 죽겠다.

 

정말 ? 난 몰랐는데..

혹시?

 

나는 작은방으로 언니들을 데려갔다. 언니야 이거 전자 드럼인데 소정이가 가끔치거든. 요즘 부쩍 연습을 많이 하던데 이거때문인가?

 

내가 드럼 스틱을 쥐고 몇번 치니까 언니들은 이렇게 소리가 작은데 이게 그 소릴까? 하며 고개를 갸우뚱 한다.  그럼 치고 있어봐라 내가 경비실에 가서 들어볼테니까. 그 소리가 경비실에서도 들렸거든 하며 우우 내려간다. 몇분동안 드럼을 치다 팔이 아파 쉬었는데 언니가 들어왔다. 자기야 맞다 그 소리네 한다.

 

작년 목요일이면 반상회를 했는데 목요일마다 내가 독서강연이 있어서 일년동안 반상회를 참석하지 못했다. 그동안 우리가 사는 1호 라인들은 가끔씩 쿵쿵 나는 소리에 궁금증을 나누고  고민을 했었는가 보다. 난 몰랐지. 그러다 최근에 매일 저녁 7시에서 9시에 그소리가 매일 계속되자 급기야 건물이 어찌되는가 귀신이 사는가 불안했던가보다. 어찌나 미안하던지.. 깊은 밤이 아닌 초저녁에 둘째가 드럼을 쳤길망정이지 한밤중에 두드렸다면 몇사람 심장병에 걸리게 했을지도 모를일이었다. 그런데 이 사소한 소리가 바닥을 타고 일층까지 내려갈 줄 누가 알았나.. 저소음인데....

 

식구들이 돌아왔을때 도깨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니 모두 배꼽을 잡고 웃었다. 웃을일이 아니라고 남들은 심각했나보다고 했더니 소리가 나도 낮에 가끔 소리가 나고 7시경에 조금 소리가 났을건데 뭘 도깨비고 귀신이고! 참 웃기네한다. 그래도 궁금했겠지. 그리고 이 소리가 그렇게 크게 울리나? 집에서도 거의 소리가 안나게했는데? 와, 나도 이런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고 싶었는데 내가 도깨비이야기 주인공이 됬네 미안하긴 하다 그치? 등등 말도 웃음도 많았다. 소정이는 사과문을 써서 엘리베이터에 붙였다. 좀더 울림이 덜하도록 조치를 취하겠으며 늦게까지는 연주를 않한다고..

 

같이 살면서 조심스레 주의를 갖기는 하는데 본의아니게 물의를 일으키게 되는 경우도 있다. 어쨌든  우리 소정이 때문애 일년동안 도깨비를 생각하며 지낸 주민들께 진심으로 죄송함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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