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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주부 책을 읽다

주부 책을 읽다8-큰 책꽂이를 사라

by joyljs 2009. 5. 1.

막내 학급친구들과 그 엄마들이 놀러왔다. 20여명이 몰려와 집에서 짜장면과 짬뽕을 먹고 탕수육을 먹었다. 아이들은 이방 저방을 다니며 자기 취향대로 놀았다. 드럼을 치는 아이, 피아노를 연주하는 아이, 공룡로봇을 조종하는 아이도 있다. 몇명은 수족관의 가재를 구경하고 또 몇은 침대에 올라 앉아 책을 보고 있다. 한 사람도 다투어서 맘 상하지 않고 여자아이 남자아이 섞였다 흩어졌다 하며 잘 논다. 정말 아이들은 그냥 두면 알아서 재밌게 잘 논다.

 

엄마들은 테이블에 모여앉아 이야기 꽃이 한창이다. 학교이야기 누가 어떻다는 이야기를 지나 다이어트와 건강에 대한 주제로 옮겨간다. 그리고 아이가 다니는 학원이야기와 자격시험 그리고 공부에 대한 이야기가 한참 진행된다. 그러다 공부이야기 마지막에 독서에 대한 이야기로 하나가 되었다. 우리집 거실과 방마다 쌓여있는 책들이 인상적이었던지 내가 책에 대해 알거라는 지레 짐작으로 묻는다. 어떤 책이 좋으냐, 무얼 사주면 애들이 잘 읽느냐, 우리애는 책을 안읽어서 죽겠다는 등.

 

나는 어떤 책이 좋아요, 나는 무슨 책을 읽었는데 감동적이었어요, 나는 무슨 책을 읽으려고 해요하는 말이 나오길 기다렸지만 끝내 엄마들은 아이들 독서에 대한 이야기뿐이었다. 나는 왜  본인들이 읽고 싶은 책이나 본인들에게 도움이 될 책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꺼내지않느냐고 묻고 싶었지만 사람의 마음이 흘러가는 곳엔 분위기라는 것이 있는지라 꾹 참았다. 여자들의 수다란 누군가 소재만 던져주면 폭포같이 말들이 쏟아져 나와 강물같은 이야기를 이루는 위대한 것이다. 여자들의 수다는 기본적으로 순발력과 재치와 유연성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수다에 미숙한  나로서는 중간중간 단어 몇개만 던지는 역할만 할 뿐이었다.

 

내가 던진 단어중에 히트 친것 하나가 '책꽂이'를 넉넉하게 준비하라였다. 책꽂이가 비면 사람은 무언가를 채우고 싶어하는 욕구가 생긴다. 책꽂이를 넉넉한 것으로 준비해서 아이칸 아빠칸 엄마칸 나누어 두어라. 그 칸 위에 이름을 적어서 소유자가 누군지 분명하게 하라. 그리고 각각 읽은 책을 자기칸에 꽂게 해라 그리고 아무 말도마라. 아이는 그 칸을 채우고 싶어서 무언가를 시도할 거다. 매일 텔레비젼을 켜는 아빠도 문득 어느날 자신의 빈 책꽂이를 보고 그 안에서 울리는 메아리를 듣게 될거다. 무슨 메아리겠는가? 책꽂이는 크고 넉넉하게 사서 이름표를 붙이고 아침이고 저녁이고 가족을 바라보게 해야 할 것이다. 무슨 일이 생길지 궁금하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