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청에 갔다. 대강당에서 one book one busan 선포식이 있어서다. 매년 한 권의 책을 선정해서 부산시민이 함께 읽고 다양한 관련 행사를 갖는다. 시민이 같은 책을 읽고 공감대를 형성해서 하나가 되자는 취지로 2004년에 처음 시작된 운동이다. 작년엔 11만명의 시민이 책선정에 참여했는데 올해는 약 44만명이 참여했단다. 부산시민 열의 한 사람은 참여한 셈이다. 물론 나도 참여를 했으며 내가 몇명을 동참하자고 부추겼으니 제법 이 운동에 기여를 한 셈이다. 올해는 신경숙씨의 엄마를 부탁해가 선정되었다.
원북 원부산 첫 해에는 나도 무관심하게 지났다. 그때 선정된 도서는 괭이부리말 아이들이었다. 그 책을 읽었지만 원북 원부산과는 무관한 나의 행보였다. 그런데 둘째 해일때 아는 분이 내게 김형경의 사람풍경이란 책을 선물해 주시면서 원북 원부산 운동을 알려주셨다. 어머 이런게 있었네! 그때 그 책을 읽으면서 우리 부산 시민의 독서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게 되었다. 정말 맘에 드는 책이었고 책을 읽은 몇사람과 공감어린 대화를 나누는 재미도 있었다. 이 운동이 맘에 들었고 나는 이 운동을 소문내기로 했다. 뭐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사람풍경이란 책 읽어 보셨어요? 원북 원부산에서 선정한 책인데 정말 좋던데요.하면 되었다.
살면서 공감대를 나눈다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사람들이 처음 만나면 고향이 어디냐 학교는 어디 다녔느냐 어디 사느냐 등을 묻는 이유는 너와 내가 공유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한 단계이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공유했을 때 좀더 친밀감을 느끼고 그 다음에 있을 대화가 좀더 부드럽고 자연스러워지기 때문이다. 예전에 여섯명이서 술자리를 하게 되었다. 그중 한분이 공감대 형성을 만들기 시작했다. 부산이 고향들인지라 출신학교들이 공통분모가 되기도 하고 살던 곳이 공통 분모가 되었다. 단지 타향 출신인 나만 아무 공통분모가 없었다. 그래서 에이 난 갈래. 하고 엄살을 피웟더니 그분이 한 말씀하신다. 우린 호롱불이 있잖아. 그 사람과 나는 시골 출신이었다. 자 호롱불끼리 완샷! 어찌나 웃읍던지...
주부가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무엇을 읽어야할 지 선택에서 난감할 때 우선 원북원부산에서 추천한 책을 읽어도 좋을 것같다. 시민들이 책 선정을 했기때문에 선정된 도서가 누구나 읽기에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을 확률이 높다. 무엇보다 이웃 누구와, 부산 시민 누구와도 대화거리로 부담이 없기 때문에 선택의 이점이 있다. 그 책을 읽은 사람을 만나면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이다. 줄거리도 이야기하고 느낌도 나누게 되어 아마도 상투적인 대화의 틀에서 벗어나 좀 더 정감어리고 깊은 대화를 나누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오랜만에 큰맘 먹고 독서를 해보자고 시작했을때 도서선정이 어렵다고 주저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원북원부산의 책부터 펼쳐보자. 독서, 첫장 넘기기가 어렵지 그 다음부턴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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