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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독서의 달인되기

책읽기나이

by joyljs 2009. 4. 15.

몇 년 전에 파이이야기라는 책을 집어 들었다.

열여섯살의 파이가 227일간 표류하면서 겪은 이야기다. 동물원을 운영하는 아버지덕에 동물과 가까이 지낸 파이. 파이는 1970년대 후반 인도의 상황이 불안해지자 캐나다로 이민을 결심한 아버지와 캐나다행 화물선을 탄다. 그런데 배가 태평양 한가운데서 침몰하여 파이는 구명보트에 간신히 올라탄다. 구명보트에는 하이에나 오랑우탄 얼룩말 그리고 벵골호랑이가 함께 타고 있다. 하이네나가 얼룩말과 오랑우탄을 죽이고 호랑이가 그 하이에나를 잡아먹는다. 결국 호랑이와 파이만 구명보트안에 살아 남았다.  좁은 공간에서 파이는 호랑이를 길들이기 시작한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때는 너무 지겨웠다. 이야기 전반부인 동물원에서의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내겐 계속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갈등하게 했다. 나중에야 앞의 이야기들이 왜 있는지 깨닫고 나중에 다시 처음부터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었다. 아니 흥미정도가 아닌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고 읽었다. 안읽어보신분은 한 번 책을 펼쳐보시라. 긴장감에 숨을 죽이고 손에는 땀을 쥐고 구명보트 안에 함께 타고 있는 자신을 만나실테니.

 

 나에게는 손위 시누이가 한 분 계시다. 중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계시는데 그 형님도 이 책을 집어 들었다가 다시 놓으셨다한다. 읽기가 쉽지않으셨다 한다. 그런데 초등학생이던 우리 둘째딸 소정이가 이책을 너무 재밌게 읽는 것을 보았다. 처음부터 너무 책이 재밌다더니 호랑이와 파이가 함께 구명보트에 있을때는 그야말로 흥분상태가 되어있었다. 두꺼운 그 책을 한 손에 쥐고 방에서 나올 때의 소정이의 상기된 표정이 생각난다. 숨을 몰아내쉬며 와! 엄마 너무 재밌어 짱이야!하던 소정이의 목소리도 들린다. 그 아이가 요즘엔 간간이 고전을 읽어내는데 재밌다며 언니에게도 권하고 엄마도 다시 읽어보라며 권하곤 한다. 둘째는 책읽기 나이가 나와 또래가 되어가고 있다.

 

독서나이는 사회의 나이나 출생나이와 다르다. 중학생이라고 중학생 권장도서를 모두가 읽고 이해할 것같지만 사실 그렇지 못하다. 대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이미 성인이 되었지만 중학생 또는 고등학생 권장도서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예전 어느 칼럼에선가 글쓴이가 어느 기관으로 부터 대학생 권장도서를 추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단다.그는  공부한다고 제대로 못읽었을 대학생들을 위해 중학생 시절이면  꼭 읽어 봤어야 할 책을 추천했단다. 그런데 추천한 책들이  너무 쉬운 수준이어서 도서목록에서 제외되었다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난 그 분의 칼럼내용이 가슴에 와닿았다. 학교공부만 하던 대학생들은 사실 책을 자주 읽지도 않거니와 문학서를 읽어내는 수준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글자를 읽는다고 책을 읽는다고 할 수는 없다. 책읽기 나이는 겅중겅중 그저 한해 나이먹듯 그렇게 먹어지지 않는다. 책과 함께 한 시간, 그 책을 소화한 사색의 시간들이 함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가 바뀌어야 책읽기 나이를 한 살 더 먹는것도 아니다.  책을 읽고자  마음만 먹으면 소나기 나이도 얻을수도 있다. 누가 나이를 물어보면 가끔은 나의 책읽기 나이는 몇살인지도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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