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서둘러 집에 가니 냉장고가 텅 비어있다.
반찬하기도 싫고 사먹기도 그렇고
퇴근후 집에 오면 누가 밥해주는 사람없나 싶은 바램에 짜증이 팍 난다.
애들은 그냥 계란 후라이 하나 해서 김치랑 같이 후딱 먹고 치우면 될것같은데
남편과 함께 하는 자리는 그렇게 안된다.
그냥 몇 분 앉아있다가 그래 남편이 내 마음의 원인이니 남편에게 물어보자 싶었다.
자기야.
지금 어디야?
가고 있다.
굴따리 이제 두개 지났다.-부산은 터널이 많다.-
근데 저녁 반찬이 없다.
오늘은 하기도 싫고..
글나? 그럼 밥은 있나?
응.
그럼 김은 있나?
응.
됬다. 아무 생각말고 쉬고 있어라.
알았어.
시키는 대로 아무 생각도 안하고 아무 행동도 안하고 남편을 기다린다.
나 왔다. 하는 소리에 자기야 와 아빠 하는 소리가 듀엣송으로 울린다.
어디보자.
남편은 옷을 갈아입고 손을 씻고 주방으로 온다.
김을 꺼내고 김치를 꺼내고 간장을 꺼내고 그리고 밥을 푼다.
모여라. 오늘은 아빠가 간장김치 김밥을 만들어 주마.
김위에 밥을 펴고 간장을 졸졸 한줄로 떨군다.
그리고는 그 위에 김치를 올린다.
그리고는 둘둘 말아 한손에 쥐고는 썰지도 않고 한입먹는다.
와 진짜 맛있다.
지민아 먹어봐라. 어때 맛잇지?
아빠의 호들갑스런 소리에 둘째가 얼른 입을 벌린다. 세째도 얼른 입을 벌린다.
마누라 니도 먹어봐라 . 죽인다.!
죽이는 김밥 한줄이 온 식구가 한입씩 먹으니 없다.
남편은 김밥을 싸서 아이들에게 한줄씩 쥐어준다.
내 손에도 김밥이 쥐어진다.
썰지도 않은 김밥 한줄씩 쥐고 내꺼가 맛잇니 니꺼가 더 맛있니 하면서 본인이 한번 먹고 다른 사람 먹여주고 다시 뺏어먹고 .. 정말 이렇게 행복한 김밥맛이 있을까?
자기야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