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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남편

이 사람을 고발합니다.

by joyljs 2009. 8. 4.

이사람을 고발합니다란 텔레비젼 프로가 있다.

이경실씨가 진행하고 내가 좋아하는 김태훈과 김현철씨가 나오는데 일부러 시간을 맞춰 시청을 하는건 아니지만

채널을 돌리다 만나면 만사제끼고 시청하는 편이다.

무엇보다 진솔한 패널들의 이야기와 이경실씨의 시원한 아줌마 멘트가 맘에 든다.

김현철씨의 엉뚱 발언은 여러번 나를 기절초풍하게 웃기고

김태훈씨의 다양한 상식과 유식함의 매력에 빠지기도 한다.

다른 분들의 패널도 아주 맘에 들어서 누구하나 거슬르는 사람이 없다.

앙케이트 조사는 다른 사람의 평범한 삶을 유추해보고 세태를 알게되어 내겐 나름 유익하다

항상 그 앙케이트 결과를 보면서 내가 조금 다른, 그 조사에 의하면 비주류에 속하는 삶을 살고 있구나고 느끼게 한다.

남편과 우연히 같이 보게 되는 날에는 그 조사를 소재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핑계삼아 아껴둔 말도 꺼내곤 한다.

 

엊그제는 유흥업소에 드나드는 남편들에 대한 주제로 말들이 한창 피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유흥업소에 다니며 여성들에게 접대를 받는다는 이야기인데

생각보다 수치가 좀 높았던 것 같다.

같이 어울리는 노래방이나 나이트 이런 곳 말고 그야말로 여성접대자들이 들어와 술 주고 안주주고 입술도 주는 곳.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하는 지 모르지만 그런 곳에 그런 자리에 세번 있어봤다.

처음엔 남자친구따라 갔는데 남자 둘 여자 나 하나 이렇게 가니 두 아가씨가 옆에 앉았다.

뭐라고 불러야하는지 잘 모르지만 마담격인 여자가 친구옆에 앉아 안주도 입에 넣어주고 무릎에 앉아 웃어주고 술도 주고

그리고 입술을 주고 키스를 하는데 그 친구를 멍하니 쳐다봤다.

저놈이 저렇게 놀고 다닌단 말야? 지저분하다거나 뭐 이런 생각이 아니라 친구가 있거나 말거나 그냥 여자가 입술주면 주는대로 잘 노는 걸 보고 참 자유롭네 하는 생각 비슷한 어떤거였다. 나도 손님인지라 아가씨들이 내게도 입에 안주 넣어 주고 술 따라주고 .. 도대체 어색하고 내가 어찌 할 줄을 몰랐다.

두번째는 친구 모임이었다. 나름 직책있는 분들의 연례행사인데 어쩌다 보니 동석하게 되었다.

사람들 옆에 어여쁜 아가씨들이 앉아 술주고 안주주고 노래하고 춤추고...

다행히 이번엔 친구랑 둘이 있을 수 있어서 자유롭게 이야길 나눌 수 있었다.

아~ 이렇게 노는구나. 세번째는 좀 진했다. 같이 있던 한 남성이 야한 농담에 아가씨를 가슴으로 스커트밑으로 손이 들어가는데 모두 즐기는 분위기였다. 아가씨들도 즐기러 오는 거지 예전처럼 매상올릴려고 하진 않는다는 본인의 이야기를 들려 주는데 그렇게 듣고 나니 그 풍경이 생각보다 나쁘거나 힘들지않게 여겨졌다. 어쩌면 이건 다른 세상이고 난 그저 술 마시는 손님일 뿐이라고 자신을 제3의 눈으로 떨구어 놓아서 그런지도 모른다. 암튼 나를 의식하지않고 (내가그렇게중성인가?)놀면서도 여자가 남자들의 세계에 너무 많이 알아서 좋지않다며 내가 객이라는걸 의식하듯 얘길 해주는데 나는 그냥  웃었다.

 

희롱이라는 단어가 생각나면서 그안의 풍경이 내가 밖에서 아주 부정적으로 듣던 퇴페적이거나 뭐 그런 것을 떠나 희롱하고 희롱을 즐기는 이들의 작은 놀이터같은 생각이 들었다. 거기서 집에 있는 마누라 생각이랑 그 여인들의 애인이라거나 윤리의식, 소비문화니 뭐 이런 생각이 끼어 든 다는 것이 오히려 어색하게 여겨졌다. 어쩜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사람들이 있는 자리를 조금 비껴간, 그나마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자리에 함께 있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그냥 거긴 그런 세상이고 또 다른 생각의 틀이 존재하며 다시 이 세상으로 돌아오면 모두 멋진 남성들이요 건실한 일꾼이었던 것이다.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방법론이든 그런 의미와 시선을 떠나 그 사람들이 좋았다.  그곳에서 조신하고 점잖고 순진하게 있는 내 친구는 연신 내게 미안하다며 귀에 대고 사과를 했다. 괜찮아 바라보고 이 풍경을 즐길만한 여유는 있어. 걱정마.

 

어쨌든 이런 유흥업소에 관한 앙케이트조사와 그런 자리를 갖게 되는 이유(내지 핑계), 그로 인한 후유증 뭐 이런 여러 이야기를 하는데 나중에 이경실씨가 버럭 화를 내고 한마디 했다. ' 집에서 삼겹살 구워서 식구들이랑 술 한잔하면 그렇게 난 행복하던데 .. 당신들 나보다 돈 많이 벌어?  "

그 말에 난 뒤로 넘어가면서 웃었다. 얼마나 시원한 말이던지. 그냥 시원했다. 윤리를 따지고 집에 있는 마누라한테나 잘해라는 둥 하는 말보다 훨씬 힘있고 시원했다. 물론 돈있는 이들은 되고 없는 사람들은 분수를 알아라하는 의미도 아니고 돈있다고 마냥 허용되는 어떤 가치관의 문제도 역시 아니다. 그냥 그녀의 그말이 시원하고 한편 나도 저렇게 저럴때 소리치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옆에 있던 김현철 김태훈 씨가 우리는 돈을 많이 못벌어서 할 말이 없다 하는데 그 상황이 완전히 코미디였다. 하긴 그렇게 먹고 나면 그돈이 몇 백만원이던데..

 

암튼 남편이랑 그 프로를 시청하면서 많이 웃었다. 그런 자리에 가보니 그래도 나름 품위 있는 사람도 있더구만. 자기도 늘 품위를 지키길 바래하고  슬쩍 잔소리를 했다. 프로가 끝나고 사람들이 부부간에 너무 구속하고 이기적으로 사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이야기를 나누었다. 완전한 합집합이 아니라 교집합을 가진 두 집합이 배려하고 이해가 안되면 인정이라도 하면서 살면 될 것같은데 서로 자기 자리에서만 상대방을 보고 다가오고 이리저리 움직이라고 하는 것같아 아쉬웠다. 여보 당신이 가서 강연좀 해! 행복한 가정 만드는 법에 대해서 말야. 내가 남편에게 말하니 남자들이 날 다 싫어할 거야 한다. ㅎㅎ 그럴려나?

 

앙케이트조사 중에 결혼 후에 실망한 내용을 조사했는데 4위인가에 4%가 남편이 아내의 순결을 지켜준다는 내용이 있었다.어찌나 표현이 우습던지.. 남편이 결혼 전에는 이리도 꼬셔보고 저리도 꼬셔보고 하더니 정작 결혼해서는 순결을 지켜 준다니! 이경실씨 말이 웃기다.

이게 뭡니까? 한 번 건드렸으면 정기적으로 자주 건드려 줘야지 남편 이름은 한결이고 아내 이름은 순결입니까?

어찌나 우습던지 남편이랑 배꼽이 빠져라 웃었다.

내가 옆에서 그랬다. 여보 나도 요즘 너무 순결해..

남편이 한참 나를 쳐다보는데 얼굴에 웃음이 막 폭발할 분위기다.

모어?(뭐)하고 묻는다.

아니 그냥 나도 요즘 너무 순결하다구..

남편은 뽀뽀를 하면서 말한다. 순결한건 좋은기다.

그래서 그날 밤 남편의 말대로 좋은 순결을 유지했다^^

 

암튼 그 프로그램은 재밌다. 다른 사람들의 속 이야기를 들으면 내가 돌아봐지고 미처 모르고 지나친 부분에 대해 생각도 하게 되고 남편하고 이런저런 다양한 주제로 생각을 점검할 수 있어서도 좋다. 부부는 남들의 기준이 중요한게 아니라 둘이서 얼마나 잘 규칙을 만들고 잘 지키며 둘의 세상을 이루어 가느냐가 중요하니까. 암튼  이경실씨의 당신들 나보다 돈 많이 벌어?는 명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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