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몸이 걷고 싶다고 느낄때가 있다.
마음보다 몸이 먼저 걸어달라고 조른다.
그럴땐 여기 저기 걸어본다.
마음같아서는 맨발로 걸어보고 싶다.
그때 전해져오는 행복감은 맨발로 걸어본 자만이 안다.
그건 느낌이 먼저 와야하기때문에.
오늘 너무 아름다운 밤이었다.
오랜만에 수영천위에 분수가 솟았고 변해가는 조명에 치솟는 물줄기가 아름다웠다.
수영천 위에서 반짝이며 일렁이는 불빛들
무엇보다 온몸을 휘감고 가는 바람과 풀벌레소리
그리고 바람속에 섞여오는 풀내음들이
내 마음도 머리속도 가슴속도 열어놓았다.
하늘에 유난히 커보이는 달도 오늘 밤이 더할 나위없게 했다.
내내 너와 함께하고 싶었다.
눈을 감고 두 팔을 양옆으로 벌리고 걸었다.
얼굴을 돌고
손바닥을 훑고
겨드랑이를 간질고
허리께로 휘돌고
종아리를 감싸고 지나는 그 바람의 느낌을
뭐라해얄까?
그건 한 밤 고요함속에 소리죽여 사랑하면서 온몸으로 전해져오는 그 짜릿함과 같으면서도
더욱 산뜻한 느낌의 그것과 비슷하다.
타이타닉해보라는 내 말에 함께한 언니도 양팔을 든다.
눈을 감아야지..
내 말에 눈을 감고 걷던 언니가
너무 좋다~
한다.
난 이런거 너무 좋아.
아무래도 도시를 떠날때가 �나봐..
내가 가진게 별로 없어서
신이 주신 이것이라도 네게 주고 싶었다.
이 바람도
이 상쾌함도
이 풀벌레소리도
이 풀내음도..
내가 느끼는 이 행복과 감사와 평화의 일부를 조금이라도 너와 나누어
네가 일상에서 벗어나 조금이라도 쉬었으면, 너도 평화롭고 행복했으면..
이 순간을 상자에 담아 보낼수도없고
주머니에 넣었다 꺼내줄수도 없고
봉투에 담아 보낼수도 없고....
마음에 사랑을 담아 이렇게 보낼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