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 전이다.
햇살이 교실 가득이 들어오던 날.
자그만 아이들 의자에 앉아 엄마들 몇이서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야기가 흘러흘러 책이야기까지 왔다.
한 엄마가 그거읽어봤어요? 하면서 말을 꺼내기 무섭게 콧등이 빨개진다.
너무 가슴이 아파서..
이야기도 꺼내기전에 가슴이 아프다며 가슴을 한손으로 쓸어내리고 있었다.
무슨 이야기길래....
너무 사랑하는데 여자가 너무 예뻐서 높은사람의 눈에 띄자 자기 얼굴을 뭉개고..
콧등이 빨개지다 눈물이 드디어는 눈가를 적셨다.
지민이 엄마 지민이 엄마는 꼭 읽어봐요. 정말 권하고싶다. 지민이 엄마는 알거야.
어쨌든 내가 알것같다는 그책을 서점에 가서 샀다.
도미는 남편이요 아랑은 아내다.
아랑이 너무 아름다워 대왕 여경의 탐욕으로 도미는 장님이 되고 자신의 얼굴때문에 일어난 일이라 여긴 아랑은 얼굴을 갈대로 상처내고 오려내어 흉하게 만든다. 둘은 꼭 붙어다니며 사랑하다 죽었다
는 이야기다. 나도 너무 슬퍼서 눈물이 났다.
최인호 작가의 상상력이 삼국사기의 몇줄 이야기를 이렇게 아름다운 이야기를 풀어냈다.
정말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도대체 사랑이 뭘까?
결혼을 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들으면서 가끔 사랑이 뭐야라고 묻는다.
남편은 이게 사랑이란다. 우리가 이렇게 사는게 사랑이란다.
어느날 문득 이렇게 물었다.
내가 어느날 다른 남자를 사랑하면 어떡해? 그럴수 있나?
그럴수도 있겠지.
그럼 자기는 어쩔래?
뭐 어쩌노. 기다려야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을 한다는데 사랑하다 돌아올때까지 기다려야지.
내가 안돌아오면?
돌아오게 되어있다. 왜냐면 나만큼 널 사랑하는 사람이 없거든. 내가 널 사랑하고 너도 날 사랑하니까.
그럼 다른 남자를 사랑하다 돌아온 아내를 계속 사랑할 수있단 말야?
사랑은 그런기다. 사랑하는사람이 사랑하는 것도 사랑하는거..
정말? 그게 어떻게 가능해?
니가 아직 사랑을 몰라서 그런다.
그런가?
가끔은 이 말이 진짜인지 실험하고 싶을때가 있다.
그런데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못만났다.
그게 문제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야 결말을보는데..
결혼하고 십오년이 되어가는데 난 아직도 사랑이 뭘까 생각한다.
자기야 사랑해 하고도 문득 사랑이 뭐지?하고 되묻는다.
왠지 아직도 사랑이 날 골목어귀에서 기다리고 있을것같아 가슴이 꽉 막혀올때가 있다.
철쭉이 분홍물 뚝뚝 떨어지게 피는 날이면 남편도 자식도 버리고 바람따라 가버린 여인네들의 이야기가 들린적이 있었다. 어떻게 그럴수 있냐는 그말에 한편 그렇게 될 수있다는게 어떤건지 그렇게 궁금할 수 없었다.
도대체 저 사랑스런 새끼들과 믿음직한 남편을 두고 철쭉물든 길로 떠나는 여인네의 그 바람같은 사랑이 무어란 말인가?
가슴 한켠에 늘 이름이 맴돌고
심장박동수가 세배이상으로 쿵쿵대며
문득 얼굴이 빨개지고
보고픈것인지 그리운것인지 모를 패닉상태로 빠져 버리는 것..
그런건가?
그게 사랑인가?
한 사람 생각으로 하루종일 혼자 있어도 시간가는줄 모르고 해를 서산으로 넘기는거..
그건 사춘기잖아..
쑥캐는 여인네들의 들판 중간중간 즈음에
아지랭이 피어오르듯 남모를 사랑도 피어오르지 싶다.
철쭉물 사이로 떠나지도 못하고 쑥캐며 마음을 캐내고 있는
가슴에서 철쭉물 흘리는 사람도 제법 있겠지 싶다.
그놈의 사랑이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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